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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짱' 윤채영, 8년만에 '실력짱'으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KLPGA 미녀 골퍼로 통하지만 2006년 데뷔 후 매번 무관에 그쳐

연장 첫 홀서 1m버디 퍼트 성공

159전 160기로 챔피언 한 풀어


윤채영(27·한화)은 국내 여자프로골프에서 대표 '미녀 골퍼'로 통한다.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용모에 172㎝의 시원한 몸매로 매 대회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이렇다 보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홍보모델에 빠지지 않고 뽑힌다. 전년도 상금순위 50위 안에 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언론사와 타이틀 스폰서 관계자 등의 투표로 홍보모델을 뽑는데 처음 생긴 2009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선정된 선수는 윤채영과 김하늘(26·비씨카드) 2명뿐이다.

하지만 '인기짱' 윤채영에게는 없는 것이 1개 있었다. 바로 우승. 올해 홍보모델 10명 가운데 K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는 윤채영 1명뿐이었다. 그랬던 윤채영이 우승 없는 설움마저 훌훌 털어버렸다. 20일 제주 오라CC 동·서코스(파72·6,522야드)에서 끝난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 상금 5억원·우승 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를 적어낸 윤채영은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데뷔 첫 우승을 달성했다. 대부분이 후배인 동료들이 생수를 끼얹으며 시원한 축하를 보내는 가운데 윤채영은 감격의 눈물을 터뜨리느라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06년 데뷔 후 8년 만에 처음 받아보는 축하였다. 160개 대회 출전 만에 이룬 '159전 160기'. 윤채영은 "동기 중에 저만 우승이 없었지만 희망을 버린 적이 없다"며 "우승을 하려고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하며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는 첫날 선두였다가 최종 3위로 마쳤던 2012 서울경제 여자오픈이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고 한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윤채영은 13번홀(파4) 12m 버디로 선두에 오른 뒤 15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 3위로 밀렸다. 거기가 끝인 줄 알았다. 잘나가다 주춤한 뒤 그대로 주저앉는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듯했다. 우승이 없는 선수들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7번홀(파3)에서 5m 버디를 떨어뜨리더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넣어야만 연장에 합류하는 2m 남짓한 파 퍼트에도 성공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에서는 첫 연장 경험임에도 두 번의 완벽한 샷과 1m 버디 퍼트 성공으로 9년 묵은 한을 깨끗이 풀었다. 연장 승부를 벌인 김해림(25·하이마트)과 장수연(20·롯데마트)도 첫 우승을 노크했지만 행운은 가장 마음 고생이 길었던 윤채영의 차지였다. 김해림은 2m쯤 되는 버디 퍼트를 놓쳤고 장수연은 2온에 실패했다. 윤채영은 "요즘 어린 선수들은 포기가 빠른 것 같다. 9년차에도 이렇게 처음 우승하는데…. 버텼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후배들에게 전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챙긴 그는 시즌 상금순위 12위(1억5,498만원)에 올랐다.



한편 세계랭킹 3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이날 3번홀(파3·175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홀인원 행운을 건졌다. 후원사인 삼다수의 초청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국내외 공식 대회 첫 '에이스'를 작성했다. 홀인원 부상은 걸려있지 않은 홀이었다. 박인비는 선두에 1타 뒤진 10언더파 공동 4위에 올라 국내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전인지(20·하이트진로)도 17번홀(파3·172야드)에서 홀인원을 잡았지만 성적은 4언더파 공동 2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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