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CEO 인사이트]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

마케팅부터 남 다른 착한화장품 신념 저버릴 수 없죠

최고 원료만으로 먹어도 되는 천연화장품 고집

소비자 부담 없애려 여배우 앞세운 광고도 안해

매출 100억대·면세점 입점 등 뚝심의 경영 빛봐






최근 일본 유명 홈쇼핑업체와 제품 런칭을 준비하던 이진민(52·사진) 아이소이 대표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고가의 불가리안 로즈 오일을 빼거나 이보다 저렴한 장미수를 넣자'는 제안을 받고는 "제품을 팔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한국보다 앞서 천연화장품 붐이 불고 있는 일본에 제품을 런칭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최고의 원료만 쓰겠다는 경영철학을 버릴 수 없어서였다.

이 대표의 완고한 모습에 먼저 고개를 숙인 쪽은 일본 홈쇼핑사. 결국 담당자들은 "가격을 더 이상 낮출 수 없다"는 이 대표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런칭 준비 작업을 재개했다.

31일 서울 군자동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먹어도 해롭지 않은 천연화장품으로 37억 아시아인을 사로 잡겠다는 아이소이가 신념을 저버려서야 되겠느냐"며 "착하게 벌어 착하게 쓰는 것이 결국 아이소이의 주요 마케팅 컨셉트가 되고 2020년 아시아 최고 천연화장품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1999년 당시에는 국내에 천연·유기농화장품이라는 용어가 생소한 시절이었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다 보니 국내에는 관련 논문도 거의 없고 생산설비 확보도 어려웠다. 결국 이 대표는 독일의 천연화장품 브랜드 로고나를 설득해 국내에 직수입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유럽 시골마을에 있는 소규모 천연화장품 공장까지 샅샅이 훑었다. 그러기를 10년. 이 대표는 2009년 마침내 국내 최초 천연화장품 아이소이를 런칭, 현재 매출 100억원대 브랜드로 키웠다.

흔히 화장품 값은 용기와 브랜드 값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내는 화장품 값은 단지 화려한 용기와 유명모델을 구경하는 데만 쓰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소비자부터 바뀌어야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바뀔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10만원대 안팎의 제품을 만들 때도 100원이면 천연방부제를 쓸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무관심 속에 대부분의 제조업자들이 4원짜리 화학 방부제를 쓰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아이소이 제품에는 3,000송이 장미에서 1㎖만 나온다는 특상품 불가리안 로즈 오일이 들어간다. 지난 6월 거래 농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찾아간 현지 농장마저도 "그 비싼 오일을 정말 화장품에 넣느냐"는 반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가리안 로즈 오일은 아이소이를 깐깐한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시금석이 됐다.

이 대표는 금강기획과 제일기획에서 14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한국 지형에 강하다, 애니콜' '나는 나 톰보이' 등 숱한 히트작을 내놓은 마케팅 전문가다. 여성 포털 마이클럽에서는 '선영아 사랑해'라는 티저 광고로 국내 마케팅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요즘은 "소위 마케팅 전문가로 꼽혔던 내가 자기 브랜드 마케팅도 허우적대고 있으니 이제는 명함도 못내민다"고 말하고 다닌다. 그 이면에는 미모의 여배우를 앞세워 손쉽게 광고하는 여타 화장품 브랜드들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 이 대표는 "일부 화장품 기업들은 발암 물질인 파라벤을 화장품에 넣으면서 유방암 캠페인에 돈을 쓰고 있다"며 "그게 쉬운 길이겠지만 나는 뒤져 보이는 마케팅이라도 올바른 제품을 만들고 열심히 알리는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강조했다.

소비재 기업들이 앞다투어 획득하는 국제 인증 마크도 아이소이에선 관심 밖이다. 대신 인공합성 방부제·향료 등 유해성분을 전혀 넣지 않는 유해화학성분 무첨가 캠페인인 '노마크 캠페인'을 수년째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마크를 따려면 많은 비용이 들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원료나 연구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4개 이상의 유기농·천연 화장품 인증 기준을 넘어서는 품질로 만들되 별도의 인증을 받지 않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은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는 로고나 매출을 합쳐 30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약국 체인 입점을 계기로 수출이 크게 늘고 있고 일본·미국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잠실 롯데면세점 입점을 앞두고 있고, 평촌 롯데백화점에서는 최근 단위 면적당 매출 1위, CJ올리브영에서는 에센스 부문 1위 등 실적을 거뒀다. 이 대표는 "인삼·어성초 등 동양인에게 좋은 성분만을 담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