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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CEO]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情과 의리 강조… 코스닥 시총 1위 반열에<br>단 한번도 직원들 해고 안해<br>처우도 대기업 뒤지지 않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70~80년대식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최첨단 산업군인 바이오 기업을 이끄는 수장과는 쉽사리 매치되지 않지만 '정(情)과 의리'를 강조하는 그의 감수성은 사뭇 구식이다. 하지만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셀트리온을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의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이었다. 32살의 나이로 대우그룹 최연소 임원 자리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서 회장이지만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순식간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서 회장은 본인보다 함께 근무했던 부하직원들을 먼저 걱정했다. 결국 부하직원들이 밥벌이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서 회장이 설립한 회사가 셀트리온의 지주회사인 넥솔바이오텍이다. 당시 서 회장이 '동지'로 부르는 창업멤버 10여명은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회사에 남아 셀트리온을 위해 열정과 진심을 쏟아 붓고 있다. 이들 10여명은 셀트리온 창업 당시 친인척의 '쌈짓돈'까지 끌어모아 초기 자본금 600억원 중 21%인 130억원을 마련해준 사람들이기도 하다. 회사가 안정궤도에 오르기 전 숱한 부침을 겪으며 투자자들이 하나 둘 떠나갈 때도 이들만은 끝까지 서 회장의 곁을 지켰다. 서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는 동안 그 간의 어려움을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반드시 보답해야겠다는 '부채의식'을 항상 품고 있다. 그는 창업초기부터 묵묵히 자기를 믿고 따라준 임직원들을 생각할 때마다 코끝이 찡하다고 한다. 서 회장은 "우리 회사 임원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유치원에 다니지 못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믿고 따라주던 임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셀트리온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던 시절을 포함해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서 회장도 사업 초기에는 '독불장군'식 경영자였다.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기술이전을 해 줄 파트너를 찾아 협상에 성공하기까지 사실상 셀트리온을 세팅한 것은 서 회장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그도 처음에는 혼자서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주위 사람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인 2006년 자금난에 허덕이며 자살을 결심한 적이 있었다"며 "그때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순간 서 회장은 주변을 두루 돌아보며 삶의 방식을 바꿨다고 한다. 한때 매일같이 야단만 쳤던 회사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건네기 시작하자 주변 사람들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똑똑한 사람은 시작할 수는 있지만 마무리하지는 못한다"며 "결국 마무리는 주위에 무수한 아군을 거느린 사람의 몫"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서 회장은 셀트리온 직원들의 처우가 결코 대기업에 뒤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직원들이 최고의 직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즐겁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서 회장은 직원들이 요구하기 전에 직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고민한다. 때문에 사내에서 서회장은 '아버지' 같은 분으로 통한다. 직원 수가 200명 수준이었던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서회장은 회사 직원 대부분의 이름을 외우고, 직원들의 업무 외적인 고민들까지 일일이 챙겼다. 특히 현재의 셀트리온이 있기까지 전략 수립부터 구체적인 실행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직접 뛰어 일궈 온 그의 열정과 직원들을 대하는 진심을 직원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서 회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와 충성도는 거의 무한에 가깝다. 서 회장은 "능력과 실력만으로는 성공한 CEO가 될 수 없다"며 "그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CEO로 거듭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셀트리온 그룹을 가장 이상적인 노사문화를 가진 기업집단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He is ▦1957년 청주 ▦인천 제물포고, 건국대 산업공학, 동대학원 경영대학원 ▦1983년 삼성전기 입사 ▦19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1992년 대우자동차 상임경영고문(전무대우) ▦2000년 넥솔바이오텍 창업 ▦2002년 셀트리온 회장(현) ▦2009년 셀트리온제약 회장(현)
"바이오시밀러 잇단 출시… 글로벌 회사로 도약"
● 徐사장의 경영 전략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 창업 당시 오는 2012년부터 헬스케어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헬스케어시장이 기존 연구개발(R&D) 위주에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이 우위를 점하는 산업(industry)으로 변화하면 셀트리온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당시 미국의 제약회사인 제네틱으로부터 기술 이전에 성공해 전통적인 제약 강국인 유럽과 미국을 제외하고 단일항체 의약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당장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류마티즘성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내년 초에는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30개국에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방암 및 류마티즘성 관절염과 관련된 전체 시장은 330억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 회장은 "기존 30조원 시장 중 10%만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대체해도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내년에 두 개 신제품 이외에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시기에 맞춰 2016년까지 해마다 2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당장 2013년에는 '리툭산'과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셀트리온은 신약개발을 꿈꾸고 있다. 서 회장은 "남보다 앞선 투자로 향후 5년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누릴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이제는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베터(Bio Better)로 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생산 비중을 5대5 정도로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르몬, 효소 쪽은 제형을 바꿔 먹는 약(경구용)을 만들고, 백신 쪽도 연구 중이다. 서 회장은 생물학적 의약품 쪽으로는 항체 백신 호르몬 등 파이프라인을 모두 확보하고, 케미컬(화합물신약) 쪽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50개 가량만 개발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헬스케어는 전세계적으로 10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며 향후 한국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이라며 "셀트리온을 비롯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확보하는 만큼 향후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세계를 누비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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