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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비상

매출 10년간 43배 껑충…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넘봐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 "올해 항공업계 빅3로 도약"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제주도의 인연은 선친인 고(故) 채몽인 애경그룹 명예회장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 출신인 채 명예회장은 1954년 서울 영등포에 비누공장을 설립하면서 현 애경그룹의 기초를 닦았다.

그로부터 51년 뒤인 지난 2005년 채 부회장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저비용항공사(LCC)를 설립하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주변의 만류를 무릅쓰고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 LCC라는 개념조차 생소할 때였다.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항공업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의 견제까지 더해지면 당해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첫 취항 이후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내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채 부회장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주력 사업이던 면세점 사업을 정리해가면서까지 제주항공에 힘을 실었다. 이런 뚝심은 결국 성과로 이어졌다. 2006년 11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4년 5,106억원으로 43배 넘게 뛰었다. 지난 연말에는 부산~괌 노선에 새롭게 뛰어드는 등 영토 확장에도 거침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 10년 간 승승장구해온 제주항공은 올해 또 한 번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번번이 지연됐던 기업공개(IPO) 준비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러서다. 이르면 내달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오는 2018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대한민국 '빅3' 항공사 목표= 채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 회의에서 "제주항공은 LCC 1위를 넘어 대한민국 3대 항공사로 확고히 자리매김 해야 한다"며 "연내 목표하고 있는 상장은 우리의 새로운 출발점인만큼 차별적인 경쟁력으로 후발주자와 격이 다른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성장을 꿈꾸자는 얘기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올해 4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더 들여와 21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오는 2020년에는 40대의 항공기를 아시아 60여개 노선에 띄워 매출액 1조5,000억원을 달성키로 했다.



외형만큼이나 내실에서도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저(低)유가가 희소식이다. 제주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280만 배럴로 추정되는데, 올해 평균 유가가 지난해보다 배럴 당 1달러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28억원의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제주항공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을 약 4,5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빅2'의 견제 넘어서야 = 문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국적 항공사들이 제주항공을 매서운 눈초리로 견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 초 임원들과 1박2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이례적으로 LCC를 직접 언급하며 "LCC가 성장하고 있는 현 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며 "시장을 지킬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정한 것이다. 항공업계는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가 향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중대형 여객기인 B777-200ER을 본격 투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한 동안 지지부진했던 제2 LCC 설립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며 정면 승부를 선언한 상태다.

상장에 대해 비관적인 시선이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수요 증가,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재무구조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3·4분기 기준 부채 총계는 1,650억원으로 2013년 1,311억원과 비교해 340억원 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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