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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업종 타격" vs "저가매수 기회"

■ 원·엔 환율 970원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엔저 여파 자동차·철강주 경쟁력 약화 전망속

"저평가 매력 커… 오히려 비중 늘려야" 반론도


주춤했던 엔저(엔·달러 환율 상승)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조정 국면이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는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엔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본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계·철강·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의 타격이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부양과 배당확대 등 지난 두 달간 지수상승을 이끌어왔던 정부정책 모멘텀이 사라지고 마땅한 추가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엔화 값이 앞으로 가파르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지금이 최근까지 많이 오른 내수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수출주를 싼값에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반론도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26일 전날보다 0.35%(7.16포인트) 오른 2,068.05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상승했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1,003억원 순매수했고 기관도 408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1,394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코스피가 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다시 2,070선 돌파를 노리는 모습이지만 대외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엔·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다시 104엔대 진입을 눈앞에 두는 등 한동안 주춤했던 엔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상승(엔화 값 하락)하자 이를 원화로 환산한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3시 기준 978.92원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이 97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당분간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을 봤을 때 엔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동차와 기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대형 수출주들이 가격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원·엔 환율은 국내 수출과의 상관계수가 0.43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음의 상관계수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이후에는 원·엔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수출이 늘고 하락하면 수출이 감소하는 상관관계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주요 품목별 원·엔 환율변동과 수출 증가율 간 상관계수는 철강이 0.57로 가장 높았고 정유(0.51), 산업기계(0.50), 기초산업기계(0.35), 자동차(0.23), 선박(0.13), 석유화학(0.10) 등의 순이었다.



이는 최근 주가 흐름에서도 나타난다. 엔·달러 환율이 101~102엔 사이를 오가다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기 직전인 8일과 이날 종가를 비교해보면 현대차는 1% 떨어졌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2.1%, 1% 하락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같은 기간 3.3% 떨어졌다.

하지만 엔저라고 모두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엔화 부채가 많거나 일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은 오히려 엔저가 유리하다. 엔저로 인한 외환평가이익을 많이 얻어 빚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포스코·롯데쇼핑·현대제철·가스공사·한국전력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8일 대비 주가상승률이 8.5%에 달하고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각각 8.5%, 1%를 기록했다. 가스공사와 한전의 주가상승률은 각각 -3%, -3.9%였지만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시장전문가들은 엔저가 가파르게 진행되지만 않는다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말 엔·달러 환율이 106엔 가까이 갔던 때와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엔저가 수출주와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단계는 아니다"라며 "엔·달러 환율이 전 고점을 뚫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근 많이 오른 내수업종을 줄이고 수출주 비중을 늘리는 역발상을 해보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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