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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대신 쇠고기

어획량 감소·日방사능 우려에 생선 소비 '뚝' <BR>한우는 구제역 끝나면서 물량 쏟아져 가격하락



인천에 사는 주부 이윤순(55)씨는 최근 집 근처 백화점에서 평소 자주 찾던 갈치 코너를 둘러봤지만 정작 구입한 것은 한우 꽃등심이었다. 이씨는 "생선값이 예년보다 많이 올라 평소대로 사먹기 어려워졌다"며 "대신 값이 떨어진 한우를 골랐다"고 말했다. 가격과 공급량부족 문제로 생선과 육류 소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등에서 연초 강세를 보였던 수산물 판매가 최근 줄어들고 있는 반면 축산물 인기는 치솟아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수산물 매출은 지난 1~2월 지난해대비 28.1%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던 반면 3~5월에는 증가세가 15.5%에 그쳐 신장세가 12.6%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에 반해 연초 두달간 3.2%로 저조했던 축산제품 매출 신장률은 3~5월 31.3%로 급등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 5월 수산물 매출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5.5% 늘어난 반면 정육 매출은 16.8% 뛴 것으로 집계됐다. 수산물과 축산물의 희비가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연초에는 지난해 말 시작된 구제역 영향으로 돼지고기, 한우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반사적으로 생선 소비가 늘었었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기간(1월17일~2월2일) 동안 롯데백화점에서 명절 최고 인기인 정육과 갈비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1.6% 더 팔리는데 그쳤지만 굴비와 선어는 각각 49.1%, 41.6%씩 매출이 늘어 구제역으로 인한 반사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상황은 금세 반전됐다. 3월이후 구제역이 한풀 꺾이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어획량 감소 현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업계에서는 갈치와 조기, 고등어 같은 국내산 대표 어종들이 2008년 풍작이후 이상조류와 수온 저하 현상으로 점차 물량이 줄어 올해는 2008년보다 어획량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한 방사능 유출 우려로 일본산 수입이 금지되며 물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에서 연초 4,500~5,000원 선이던 고등어(중) 1마리 값은 현재 6,000원으로 올랐고, 갈치 역시 연초 1㎏ 5만8,000원에서 현재 20% 뛴 6만5,000~7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반면 축산물은 구제역으로 인한 이동 제한이 풀리며 그간 거래되지 않았던 한우 물량이 시장에 대거 출시돼 값이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에서 한우 등심(1등급, 100g)값은 현재 1만800원으로 연초보다 1,000원 내렸다. 돼지고기는 전체 사육두수의 30%가 살처분된 여파로 구제역 종식 후인 현재까지도 가격 고공행진중이다. 이에 반해 물량이 넘치는 한우가 백화점 축산코너의 주 판매 상품이라는 점도 전체 축산코너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축산코너 매출의 80%는 한우가 차지한다. 장동건 현대백화점 정육바이어는 "한우값 하락으로 불고기는 삼겹살보다 가격이 낮아졌다"며 "반면 국산 수산물은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해외 수입량을 늘리는데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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