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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노사 경쟁력 평가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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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경쟁력평가 결과가 이달 발표된다. 지난 2010년의 경우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평가대상 58개국 중 23위로 전년도 27위와 비교해 4순위가 상승했다. 해외로부터 자본유치가 필요하고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으나 기업경영효율 분야의 노사관계 순위는 조사대상 58개국 중 56위로 평가돼 세계 최하위수준에 머물렀다. 노사관계 경쟁력은 2008년에는 55개국 중 55위, 2009년에는 57개국 중 56위로 평가됐다. 각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는 다른 국제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매년 10월경 발표)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은 2008년 134개국 중 95위, 2009년 133개국 중 131위, 2010년에는 139개국 중 138위였다. 그러나 국제기관이 발표하는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평가는 일부 갈등구조가 상존하고 있지만 안정기조로 접어든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최근 추이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우리나라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2004년 462건으로 정점에 이른 후 2005년 287건, 2007년 115건, 2008년 108건, 2009년 121건, 2010년 86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노사갈등에 의한 근로손실일수도 2008년 80만9,000일, 2009년 62만6,000일, 2010년 51만1,000일로, 2002년의 158만일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노사관계 국제경쟁력 지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주관적 평가를 객관화해 순위를 매기는 IMD지수와 WEF지수의 구조적 한계에 기인한다. IMD지수의 경우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SERI 최고경영자(CEO)급 회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WEF지수는 KAIST 동문 및 KAIST 내 설치된 최고위과정 등록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노사관계가 대립적인지 협력적인지'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IMD지수와 WEF지수 모두 노사관계 이해당사자 중 CEO가 평가하는 노사관계 경쟁력평가라는 한계 외에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다. 2010년의 경우 IMD지수는 설문대상자 1,000여명 중 e메일로 응답한 94명, WEF지수는 우편설문조사에 응한 130명의 답변에 기초해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을 평가한 것이다. IMD는 주관적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노동분규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를 노사관계 경쟁력 평가의 다른 하나의 척도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3년 평균 통계치를 사용해 현 실태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10년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IMF외환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전년대비 29% 감소했고 근로손실일수는 전년대비 19% 줄어서 근로자 천인당 근로손실일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사업장 혹은 지역에서는 노사협력선언 역시 4,012건으로 전년도 2,672건에 비해 대폭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완성차 3사, 철도 등 핵심사업장의 임단협이 무파업으로 마무리되는 성과가 있었다. 노사관계선진화입법에 따라 시행된 근로시간면제제도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연착륙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상사업장의 86%에서 법을 준수해 면제대상자에 합의했다. 국가경제의 70%를 대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권위 있는 국제기관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기획재정부가 주축이 돼 지난해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한국판 IMD국가경쟁력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IMD와 WEF를 대신해 설문조사를 시행하는 삼성경제연구소와 KAIST는 국가경쟁력 지수의 국가적 의미를 고려해 노사관계경쟁력 지수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고 대표성을 제고시키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설문조사 응답자들 역시 조사의 한계 및 평가결과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설문에 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협력적인 노사문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사의 노력이다. 그것이 과거 대립적으로 인식됐던 노사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킴으로써 우리 노사관계를 선입견에 기대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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