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ㆍ72) 스미토모화학 회장을 차기회장에 내정했다고 2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게이단렌의 이번 회장 인선은 요네쿠라 내정자의 국제감각에 주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타라이 회장은 새로운 회장의 조건으로 ‘글로벌 감각’을 강조해 왔다. 일본 재계는 올해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과 내수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게이단렌은 일본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강조하며 지원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요네쿠라 내정자가 글로벌 진출을 진두지휘할 최적임자로 꼽힌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단렌 내 서열 2위인 요네쿠라 내정자는 현재 게이단렌 회장의 자문기구인 평의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4년부터 2008년에는 게이단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요네쿠라 내정자는 자유로운 영어구사 능력과 오랜 해외경력 등으로 게이단렌에서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힌다. 도쿄대 법대 출신인 그는 지난 1960년 스미토모화학에 입사한 이후 주로 해외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다. 1980년대에는 기획과장으로 싱가포르의 석유화학 콤비나트 건설에 참여했고 2000년 사장에 취임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과의 총 1조엔 규모 합작사업을 주도하며 석유정제ㆍ화학분야의 일관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에 스미토모화학 회장에 오른 요네쿠라 내정자는 오랜 해외경험으로 외국인 인맥도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요네쿠라 내정자가 맞닥뜨린 주변환경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일본 경제의 부실전망이 올해에도 압도적인 가운데 요네쿠라 내정자는 게이단렌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현 정부와의 소원한 관계를 정상화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파견노동자에 대한 규제강화’와 ‘강도 높은 온실가스 감축안’을 하토야마 정부가 강력히 추진할 태세여서 아직은 접점찾기 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초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하토야마 정부와 친분이 두터운 니시다 아쓰토시(西田厚聰) 현 게이단렌 부회장(도시바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도시바의 오카다 다다시(岡村正) 상담역이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한 기업의 임원이 2개 단체의 대표를 맡는다는 비판여론이 불거질 우려 때문에 니시다 부회장은 결국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요네쿠라 내정자는 오는 5월 정기총회를 거쳐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현 회장(캐논 회장)의 후임으로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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