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사진) 총리가 3ㆍ1절 골프 파문과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대형산불과 집중호우 때 골프를 하고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브로커 윤상림씨와도 골프회동을 한 전력으로 물의를 빚어 이 총리의 사의에 대한 노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이 총리는 5일 이강진 공보수석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내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친 뒤에 대통령께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총리가 오늘 아침 공관으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이 말을 전하라고 했다”며 “그 외 다른 말씀은 없으셨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사의표명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발표한 내용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또 “오늘 말씀하시게 된 저간의 과정은 잘 모른다”며 “어제 총리가 하루종일 자료를 검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지난 4일 저녁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ㆍ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입장표명 계획을 보고하며 사실상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 대통령은 이 총리의 전화를 받고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뒤 판단하도록 하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어제 저녁 총리가 대통령께 전화를 하셔서 내일(5일) 아침에 사과를 하고 거취 문제는 순방 후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고 대통령은 순방을 다녀와서 보자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3ㆍ1절 골프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여당 일각에서조차 대국민 사과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서둘러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 문제를 언급해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평소 총리의 언행을 볼 때 사의표명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며 “총리직을 정말 떠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총리가 3ㆍ1절에 골프를 한 점, 철도파업의 본거지인 부산을 방문해 사태 수습은커녕 바로 옆에서 라운딩을 한 점 등을 볼 때 이 총리의 사퇴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결정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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