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유통매장마다 한우, 사과, 고등어, 한과 등 선물세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상품 속에 최적의 맛을 내기 위한 각종 ‘과학’이 숨어있는 줄 소비자는 알까? 선물 제조업체들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고자 ‘비법’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 황금비율을 맞춰라 맛있기로 유명한 이마트의 냉동송편엔 황금비율이 숨어있다. 단맛과 담백함을 모두 살리기 위해 수백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속고물인 깨와 콩가루, 설탕의 비율을 ‘1.5:1.5:3’으로 개발한 것. 또한 한입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는 송편 1개당 총 중량은 22g으로, 속고물은 6g을 넘지 않게 했다. 이마트는 또 떡국떡도 일반 가래떡 보다 얇은 0.2cm 두께에, 직경은 2.5cm, 무게는 10g일 때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을 찾아냈다. 롯데마트에서 파는 ‘안동 간 고등어’에도 ‘소금 비율’이 숨어있다. 예전엔 내장을 제거하고 왕소금을 듬뿍 뿌려 독에 소금과 함께 저장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기를 뺀 고등어에 작은 것은 15g의 소금을, 800g 이상의 고등어는 20g 가량을 뿌린다. 너무 많이 뿌리면 맛이 없고 흐물흐물해지고, 적게 뿌리면 비릿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내놓은 ‘죽장 사과’는 당도를 높이기 위해 생선과 흑설탕을 50대 50의 비율로 섞은 별도 비료를 사용했다. ◇ -45도에서 800도까지 롯데백화점에서 선보인 ‘송화굴비세트’의 경우 천일염을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시켜 유해물질을 없애고 이를 바로 냉각시킨다. 이후 아미노산이 풍부한 송화가루를 코팅해 송화소금으로 염장하고 밀봉한 뒤 10일 이상 숙성시켜 굴비의 비린내를 줄이고 굴비 본래의 맛을 살렸다. 온도의 중요성은 한과도 마찬가지. 기본재료인 찹쌀을 7~9일 발효시켜서 쪄낸 떡을 가로 1cm, 세로 3cm로 자른 뒤 180도의 기름에서 한번 튀겨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고, 220도에서 한번 더 튀겨 부풀리면 크기도 적당하고 맛도 바삭한 맛있는 유과가 된다. 롯데마트의 갈비세트인 ‘지리산 순한 한우’는 영하 45도에서 한번만 얼린다. 기존 갈비세트는 냉동된 원육을 해동 시켜 만든 다음 다시 냉동시키는 2회 냉동 과정을 거치지만 롯데마트는 고기 빛깔이 좋고, 육즙이 빠지지 않아 맛이 좋은 냉장 원육만을 사용, 최적의 온도인 영하 45도에서 급랭해 영양의 손실을 최소화시켰다. ◇ 세월이 '맛'이다 현대백화점에서 출시한 ‘영암어란’은 어란중에서도 최고로 치는데 맛의 비결엔 나름의 비법이 있다. 어란 작업의 핵심은 어란의 건조. 어란을 간이 배게 한 후 바닥에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해 하루 3~4차례 참기름을 발라준 뒤 20일 이상 자연 바람에 말려준다. 하루종일 내놓지 않고 해가 뜨고 질 때 30분~1시간 가량만 햇빛에 내놓는다. 햇빛을 쬐어주어야 장기간 보관해도 표면에 이물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우찌보리 디저트 식초 세트’는 과일, 야채, 쌀 등 자연의 단맛을 지닌 재료를 사용하며 방부제 및 첨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는 상품으로, 과일 고유의 맛과 신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2년간 숙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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