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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서 '나경원 대세론'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장 후보로 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내 거부세력이 많았으나 야권 단일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급부상하면서 대항마를 찾지 못하는 당에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14일 한나라당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10월4일 당내인사 1명과 원외인사 1명을 놓고 '체육관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경우 당내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 최고위원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는 지난 4ㆍ27 분당을 재보선에서 다른 후보를 찾다 여의치 않자 막판에 강재섭 전 대표를 내세웠다 패한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경선을 통해 컨벤션 효과(경선 후 지지율 상승)가 나타나면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달 27일과 다음달 4일 체육관을 대관했는데 이 중 다음달 4일로 가닥을 잡았다. 나 최고위원에게 유리한 일정이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바람이 불면 풀은 눕는다"고 전제한 뒤 "바람은 이번주 말 불고 나면 잠잠해지리라 보며 당 지도부도 서울시장 보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당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번주 중 구체적인 공천일정ㆍ방법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을 거부하고 김황식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던 친박근혜계는 "김황식 총리 차출론은 접는 게 좋겠다. 우리 당내에도 국민적 지지가 높은 분들이 많다(이경재 의원)" "어떤 계파가 당내의 어떤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비토를 한다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것(유승민 최고위원)"이라면서 달라진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오세훈 시장 전까지 서울시장은 무게감 있는 인사가 맡아왔다. 나 최고위원은 오 전 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비판이 잔존한다. 한 언론사가 13일 실시한 서울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41.7%가 나 최고위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꼽은 것도 적극적인 지지보다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상황 때문이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현재 당내에서는 재선의 김충환 의원이 유일하게 서울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고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당 밖에서는 호남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와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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