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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힘에 저항한 '삐딱함의 美學'

조각가 전강옥 갤러리그림손서 개인전


중력은 지표면으로 향하는 단순한 물리력이지만 그 어떤 존재도 저항할 수 없는 강한 힘이다. 이 중력을 주제로 작업해 온 조각가 전강옥의 개인전 '중력-삐딱하게 서있기'가 경운동 갤러리그림손에서 2월9일까지 열린다. 전시장에는 사람도 가구도, 책과 그릇도 모두 기울어져 있다. 쓰러질 듯 위태롭다. 아래로 당기는 중력 때문에 꼿꼿할 수는 없으나 중력에 대한 저항이 '꿋꿋이' 자리를 지키게 했다. "볼로냐에 가면 피사의 탑보다 더 기울어진 '가리센다의 탑'이 있습니다. 단테의 '신곡'에서 '현기증난다'고 표현됐던 붉은 탑인데요, 750년이란 긴 시간에도 결코 쓰러지지 않은 의지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는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이름을 딴 히스나무가 있죠. 세찬 바람 때문에 기울어 자란 모습입니다. 자신은 곧게 서고 싶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 비뚤어졌고 그럼에도 끝까지 서 있으려는 의지와 생명력을, 제 작품을 통해 보여줍니다." 작가는 중력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불안정과 불균형, 추락ㆍ비상ㆍ와해ㆍ사라짐 등 다각도로 고찰해 왔다. 작품 고정을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중력에 맞서는 법을 '터득'한 작가의 손길로 조심스럽게 설치한 것이다. 때문에 만지면 '위험'하다. 신작 중 샤갈의 작품을 중력으로 재해석한 꼭 껴안은 신랑신부 조각이 눈길을 끈다. 아슬아슬하게 기운 모습은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사랑과 결혼의 예상 못할 미래를 예고하는 듯하다. (02)733-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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