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업대출, 사실상 3개월 연속 감소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면서 은행의기업대출이 사실상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가계 대출도 부진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69조2천261억원으로 1개월 사이에 1조2천731억원 증가했다. 이는 금액상으로는 8월에 3천965억원이 줄고 9월에도 6천808억원이 감소했던 데서 벗어나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에 1조원 규모의 부가세 납부가 있었던데다 말일이 휴일이었던 관계로 7천억원으로 추정되는 할인어음의 결제가 이번달로 이월된 점 등을 고려하면실제적으로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 통화금융팀 김인섭 차장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필요로 하지만 은행에서는 여전히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는 대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은행의 기업대출은 실제로는 8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중 대기업 대출은 1개월 전에 비해 1천677억원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중소기업 대출은 1조4천40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71조5천196억원으로 1개월새 1조8천67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9월 추석때 사용한 카드의 결제액 증가로 1조원 증가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은 미분양주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1조2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초저금리 기조속에 시중자금의 `은행권 이탈, 투신권 쏠림' 현상은 9월에 잠시주춤했으나 지난 10월 재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중 추석 요인으로 인해 크게 늘어났던 은행 수신은 지난달 단기결제성 수신자금이 투신사 등으로 이동하면서 5조6천910억원 감소했다. 투신사 수신은 MMF가 4조8천억원 증가한 것을 포함해 1개월새 7조2천973억원 증가했다. 시중 통화량의 근본이 되는 본원통화의 증가율은 지난달 6.4%로 추정돼 올 3월7.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2년 14.3%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추세가 여전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