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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정신박약아 생옥수수로 연명하다 숨져
입력2001-07-10 00:00:00
수정
2001.07.10 00:00:00
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한채 죽어간 한 정신박약 청소년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9일 오전 대구시 중구의 한 초등학교 텃밭에서숨진 채 발견된 심모(15.대구시 달서구 상인동)군.
4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10평도 안되는 영세민 아파트에서 어렵게 살아오던 심군은 최근 어머니마저 카드 빚 때문에 가출하고 몇 안되는 살림살이에 법원의 압류딱지까지 붙자 수돗물 등으로 허기를 때우며 고단한 삶을 버텨왔다.
그러나 심군의 사정을 아는 동네 불량배들이 자신들의 소굴로 이용하려고 심군을 위협해 집에서 내쫓았고 이후 심군은 대구시내 곳곳을 돌며 구걸을 통해 배를 채우거나 이마저 어려우면 내다 버린 음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도 한 초등학교 뒤편 텃밭을 찾아 채 여물지도 않은 옥수수를 꺾어 익히지도 않은 채 먹었다. 숨진 심군의 입속에는 씹다 만 생옥수수가 가득 차 있어 현장을 확인하던 경찰관 등 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심 군은 발견 당시 특별한 외상이 없고 검안 결과 영양실조 및 출혈과다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심 군이 가출해 혼자 생활하면서 제대로 끼니를 잇지 못해 영양 실조로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심군의 사연을 전해들은 한 시민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와 어른들의 무관심이 어린 심군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제 2의 심군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불우한 이웃과 소외된 계층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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