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불안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주만에 5%대로 떨어지면서 추세적 하향 전환인지, 일시적인 하락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CD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과 기업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앞으로 향방에 따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안정 여부가 변수=지난 주말 CD 금리는 한국은행이 사상 최초로 1조원 규모의 91일물 RP(환매조건부 채권) 지원에 나서면서 0.08%포인트 하락한 5.98%를 기록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D 3개월물(91일)과 만기가 동일한 91일물 RP 지원으로 금융권의 CD 매수 여력이 생기자 CD 금리가 5%대로 하락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시 말해 시장 자금시장의 수급이 개선되는 등 정상화를 통한 CD 금리 하락이 아니라 일시적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인위적으로 CD 금리가 하락한 만큼 CD의 기조적 하락세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그동안 CD 금리가 상승한 것은 은행채 수급이 붕괴되면서 은행채 금리가 7.4%대(3년물 기준)까지 치솟았고 이에 따라 CD 금리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유동성 비율 완화, RP를 통한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행채 시장은 한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채 시장이 안정화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에 CD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적 전환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채 향방이 변수=은행채 시장은 정부의 은행채 유동성 지원 방침, 국민연금의 신규 은행채 인수 등으로 꽁꽁 막혔던 거래가 일부 트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잔존 만기 3개월, 5개월 등의 단기 은행채는 거래되지 않고있다. 시장 관계자는 "신규 발행 은행채는 조금씩 거래되고 있지만 잔존 만기 3개월 등의 단기 은행채는 거래 자체가 안되고 있다"며 "은행채 시장이 장기는 물론 단기까지 거래되는 시장으로 정상화해야 이에 연동된 CD 금리가 하향 안정제를 띨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내달 7일 한국은행이 RP 지원을 통한 은행채 매수에 나서기 시작하면 은행채시장이 조금씩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 자금시장 문제의 핵심은 은행채 시장의 정상화이다"며 "은행채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이에 연동되는 CD, 회사채 시장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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