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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업계 '중국발 공습' 우려

한중 FTA로 수입관세 전면 철폐

中 공장 보유 유럽 기업 진출… 현지업체 저가공세도 부담

수출관세는 연 1%씩 단계 철폐… "국내업계에 일방적 불리" 반발

국내 보일러 업계가 중국발(發) 수입 제품의 국내 입성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존에 적용됐던 수입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중국 현지 보일러 업체는 물론 중국 공장을 보유한 유럽 대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 FTA로 가정용 보일러·보일러 부품·가스 조리기기에 적용됐던 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국내 업체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보일러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10%에서 매년 1%씩 줄어 10년 후 완전히 사라진다. 보일러 뿐만 아니라 보일러 부품군과 가스 조리기기 또한 각각 0.6%와 1.5%씩 10년 동안 감소한다.

보일러업체들은 이같은 조항이 국내 업계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해 6,000억원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 무관세로 중국에서 제품이 들어올 경우 세계 1위 보일러 업체 바일란트 등 유럽제품과 중국 저가제품의 틈바구니에 끼어 살아남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사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유럽 업체가 20곳이나 되고, 중국 현지 기업은 2,000여 곳에 달한다"며 "내수를 기반으로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불합리하게 빗장을 열어줬다"고 지적했다.

한해 가스보일러만 160만대를 생산하는 독일 대기업 바일란트는 이미 한국 진출 준비를 마쳤다. 수년 전 국내 진입을 시도했다가 인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물러나야 했던 만큼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안착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초 300만원대 프리미엄 보일러를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보쉬·비스만 등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가진 업체들도 호시탐탐 한국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의 저가공세 또한 국내 업체엔 부담이다. 아직 제품 품질 면에서 한중간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이미 제품 가격은 우리 기업 간의 출혈 경쟁 속에 더 낮출 수 없을 만큼 낮게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여개 중국 현지업체 중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만한 수준에 도달한 곳이 최소 20~30곳은 된다"며 "우리 기업의 강점인 A/S나 영업망도 금세 따라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국내 보일러업체들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달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 국내 업체 6곳, 관련 협회 관계자 등이 모여 간담회를 열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했던 업체들은 정부가 현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업체들의 공통된 걱정에 정부 관계자가 화제를 돌리거나 이제서야 현황파악에 나선 모습이었다"면서 "업체들이 뒤늦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산업부 역시 중국과 거래가 없던 품목이라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산업부 관계자는 "FTA 협상 전 업계 의견을 취합했을 때와 지금 현재 요구가 달라져 계속 의견과 현황을 수렴하는 중"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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