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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세대교체] '젊어진 선장' 현장경영으로 위기 돌파
입력2009-01-16 18:04:36
수정
2009.01.16 18:04:36
'뉴삼성' 대대적 경영체제 정비<br>부회장 승진 제외하고 48년생 이전 예외없이 퇴진<br>전자·물산·유화등 실적악화 계열사 조직혁신 성격도<br>새 리더십 형성통해 이재용전무 경영승계 속도낼듯
삼성이 글로벌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뉴 삼성 시대’를 열기 위한 대대적인 경영체제 정비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해 ‘특검’ 과 이건희 회장의 퇴진 이후 리더십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침체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대형 악재가 밀려왔지만 과거와 같은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삼성은 이런 시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사장단 교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물론 최근 수년간 인사 폭이 작았기 때문에 인사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이보다는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꾸고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향한 준비에 나서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예외 없는 퇴진, 대대적 세대교체=이번 인사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삼성의 CEO는 부회장 2명을 포함해 18명에 달한다. 삼성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 나이, 대표이사 경력, 업적(실적) 등 세 가지 기준을 엄격히 적용했다고 밝혔다. 나이의 경우 1948년생 이전은 퇴진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 등 부회장 승진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일선에 물러났다. 심지어 1948년 12월생이어서 뛰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물러난 CEO도 있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48년생 이전 사장들은 예외 없이 전원 퇴진했다”며 “이는 60세 이상 사장들은 퇴진한다는 과거 원칙에 따라 경영진 인사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물러난 사장이 많은 만큼 승진자들도 많았다. 승진자는 부회장을 포함해 14명에 달한다. 이는 최근 수년간 삼성의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는 매년 4~5명에 그쳤던 데 비해 3배 수준이다. 특검으로 1월에 인사를 하지 못하고 5월에 했던 지난해에는 3명에 머물렀다.
◇젊어진 삼성 사장, 현장경영 속으로=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시점에서 실시된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위기돌파를 위한 체제정비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은 호황을 누리면서 몸집이 둔해진 것도 사실이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잘 나타나듯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느슨해진 조직을 다시 재정비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위기돌파를 위해서는 스피드 있는 현장경영이 필요하며 새로 경영을 맡은 CEO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조직혁신이 다른 계열사들로 전파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포스트 이건희 체제 준비 가속=이번 인사는 또한 삼성의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대법원의 재판이 끝나더라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보다는 이재용 전무에 대한 경영 승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사로 노령의 CEO들이 대거 퇴진함으로써 머지않은 장래에 경영 전면에 나설 이재용 전무와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리틀 이학수’로 불리는 최도석 삼성카드 사장과 구조조정본부에서 잔뼈가 굵은 최주현 에버랜드 사장 등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인사 역시 새로운 리더십 형성을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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