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내가 키운 축구 유망주 바르셀로나 입단시킬 것

■ 유소년 지도자로 '제3의 축구 인생'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br>경기흐름 읽는 법 중점 지도<br>세계적 흐름에 발맞추려면 축구협회 행정 투명해져야

/사진=이호재기자


"생각의 속도를 높여라."

조광래(59)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시절 끊임없이 강조했던 말이다. 조 전 감독은 요즘도 이 말을 주입시킨다. 대상만 성인 대표팀에서 유소년 유망주들로 바뀌었다.

지난 2011년 12월 갑작스러운 해임 통보로 대표팀 지휘봉을 놓은 조 전 감독은 고향인 경남 진주시에서 유소년 인재 양성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주종합경기장에서 '바르셀로나 조광래 축구교실'을 개강한 그는 사천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축구캠프에도 방문해 어린이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세계 최강팀 바르셀로나는 조 전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시절 내내 지향해온 '스페인식 축구'의 젖줄.

"한때 지도자 생활 자체에 대한 회의도 들었다"는 그는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라고 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국가대표와 지도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A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제3의 축구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한국 축구를 뿌리부터 변화시키겠다"는 조 전 감독을 22일 축구캠프가 차려진 사천시 LIG인재니움 연수원에서 만났다.

◇기성용ㆍ이청용이 이렇게 배웠다면=기성용(스완지시티)ㆍ이청용(볼턴)ㆍ박주영(셀타 비고)…. 전부 조 전 감독이 발굴해낸 스타 플레이어다. 이들한테선 요즘도 자주 안부 전화가 온다. 경남FC 감독 시절의 조 전 감독은 무명의 어린 선수를 주축으로 길러내 '유치원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 전 감독은 "기성용이나 이청용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바르셀로나가 추구하는 실전 위주의 훈련을 받았다면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개인기를 배우더라도 실전을 통해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캐내야 한다는 얘기다. "포지션에 관계없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게 하는 게 바르셀로나식 훈련의 핵심입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이 이런 훈련을 5~10년간 몸에 익힌다면 세계 어디를 가도 현대 축구의 빠른 템포를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내가 키운 선수, 바르셀로나 유니폼 입힐 것=조 전 감독은 '조광래 축구재단'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축구교실을 열면서 함께 만들었다. 진주뿐 아니라 경남 전체엔 조광래 이름 석자에 지지를 보내는 이들이 요즘도 많다. 그들의 후원으로 조금씩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그렇게 마련한 재단 후원금으로 축구교실 유망주들을 일류로 키워낼 계획이다. "재능은 있지만 환경이 어려운 아이한테도 기회를 줘야죠. 축구교실 출신 국가대표도 배출하고 언젠간 바르셀로나에도 입단시킬 겁니다."

K리그나 해외 리그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할 마음은 없을까.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직후 중국 리그 칭다오 구단은 조 전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구단주가 직접 연락을 취해오기도 했지만 "그땐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축구교실 준비로 유럽 각국 리그의 훈련 체계를 주의 깊게 들여다봤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내가 추구해온 축구가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는 말로 향후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축구협회에 필요한 건 투명행정=조 전 감독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7개월분의 대표팀 감독직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해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 요청을 하는 등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마침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절차를 무시한 해임 조치에 연봉조차 보전받지 못한 조 전 감독으로서는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그는 "축구협회는 축구인이나 팬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은 투명한 행정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체육계에서 최고로 큰 조직 중 하나인 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서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축구인으로서 창피함을 느낀다. 축구협회의 행정이 얼마나 밑바닥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세계 축구의 흐름에 발맞추려면 행정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투명한 인물이 협회에 들어오셔야겠지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