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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과 경제의 지정학
입력1998-09-28 19:07:00
수정
2002.10.21 23:08:23
국회의원(국방위 간사) 張永達
기성 오청원(吳淸源)씨는 일본 바둑이 세계무대에서 밀리는 까닭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기사들은 변의 실리를 너무 탐하는 나머지 바둑판 위에 고저(高低)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왔다.』 이 말은 경제의 세계화 시대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듯하여 그 의미를 곱씹어보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 경제가 세계적인 잣대로 측량할 수 있는 거시적 시스템의 기초 위에서 활로를 찾아야 할 터인데 그와는 반대로 우리 정치인이나 관료·기업 모두가 미시적 이해관계의 늪에 빠져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고질은 턱과 뺨과 혀가 감동하여 부질없이 변설을 농하는 함정에서 기인하지나 않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얼마 전 「복합계 이론」에서는 「카오스의 가장자리」가 발견되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 발견에 따르면, 예컨대 육지와 가장 가까운 바다로부터 대륙붕으로 이어지는 연결부위에서는 바다생물의 다양성이 최대에 달한다고 한다.
또 생물학에서 종(種)의 다양성이 최대에 이르는 시기를 가리키는 「캄브리아기의 대폭발」도 같은 사례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카오스의 가장자리」는 경제활동의 형상이 하나의 봉우리에서 그보다 더 높은 다른 하나의 봉우리로 변화할 때 그 사회의 폭이 넓어지고 발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반대로 경제변동이 일어나 한 봉우리가 다른 한 봉우리로 연결되지 못하고 그 사이에 놓이게 될 때 그 경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뜻도 내포한다.
결국 「카오스의 가장자리」란 말은 흔히 이사를 잘해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풍수지리적 믿음과 비슷한 지정학적 개념인 것이다.
요즘 가을하늘은 맑고 기후 또한 청량하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옛시인이 『가을하늘은 따오기와 함께 호숫물의 푸른색으로 물들었다』고 노래한 바가 실로 그윽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겐 따오기가 없고 정치사정이 엄정하여 오히려 소슬한 느낌이 더하다. 새롭게 자리잡아야 할 우리 사회의 높고 넓은 봉우리를 그리는 마음은 갈수록 가득한데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이는 아마도 「변의 실리」를 탐하는 사회풍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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