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5.2원으로 2분기 말(1,011.8원)보다 4.1% 상승했다.
이 상승폭은 2011년 3분기 중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9.4% 절하된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달러화는 ‘슈퍼 달러’라고 불릴 정도의 초강세를 보였다.
러시아 루블화(-14.2%), 브라질 헤알화(-9.5%), 유로화(-7.7%), 일본 엔화(-7.4%) 등 위안화(+1.1%)를 제외한 주요 20개국(G20) 통화가 모두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원화 가치는 G20 통화 중에서 10번째로 많이 떨어져 절하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또한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렸다. 원·엔 환율이 2분기 말 100엔당 998.8원에서 3분기 말 964.8원으로 3.5% 절상되면서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분기 중 비거주자는 NDF 220억9,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그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한 외국인이 많았다는 뜻이다.
NDF는 선물환 계약의 일종으로, 원금 교환을 하지 않고 만기에 미리 정해놓은 계약환율과 현물환율과의 차이만 결제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최철호 한은 외환시장팀 차장은 “지난 2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해 NDF 160억8,000달러가 순매도됐다”며 “환율 전망이 반대가 되자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는 투자자들이 늘어 NDF 순매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3분기 18억달러의 선물환을 순매도했다. 작년 2분기 이후 1년3개월만의 매도 우위다. 조선·중공업업체의 수주가 증가하고, 원·달러 환율 반등 과정에서 수출기업의 환 헤지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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