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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삼성전자 조직개편의 특징은 스피드(Speed), 시너지(Synergy)를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30조원, 영업이익 35조원의 목표 달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완제품(DMC)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상위조직을 두기보다 소비자가전(CE)과 정보모바일(IM)을 담당에서 부문으로 격상해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의 책임경영을 유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실제 지난해부터 사실상 CE와 IM을 나눠 맡아 이끌면서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 고공행진을 주도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일 담당의 매출이 100조원을 넘고 해당 분야 세계 1위를 질주하는 상황에서 조직의 위상 및 사업 규모에 상응하는 조직체제를 구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권오현-윤부근-신종균의 트로이카 체제가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라고 본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업구조의 변화를 최소화하면서도 DMC라는 옥상옥을 없앤 만큼 의사소통의 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특유의 경쟁 및 스피드 경영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윤 사장과 신 사장의 책임경영을 통해 1등 경쟁력을 다른 사업부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E 부문과 IM 조직에는 각각 세계 1위 사업부가 나란히 포함돼 있어 TV와 휴대폰의 성공DNA를 산하조직에 전파해 생활가전이나 프린터ㆍ카메라ㆍ네트워크ㆍ의료기기 등 다른 사업의 일류화를 가속화하고자 했다"며 "PC사업을 무선사업부로 통합한 것도 이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미래성장 동력과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고민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규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직을 대거 신설했다. 신수종사업인 의료기기 사업을 의료기기 사업부로 격상시킨 점이 대표적이다. 아예 미국에서 신사업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액셀러레이터팀을 신설한 점과 전사 차원의 인수합병(M&A)과는 별개로 오픈이베이션 센터가 실리콘밸리 등 현지에서 소규모 M&A를 직접 주도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이 같은 맥락이다. 벤처 단위부터 새로운 기술을 탐색해 사업에 적용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창의개발 연구소를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고 이를 사내 벤처 형태로 운영하는 씨랩을 만든 것도 창의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의도"라며 "특히 신규 조직을 모두 소규모로 꾸려 실질적인 혁신이 싹틀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개편과 함께 윤 사장과 신 사장의 부문장 선임을 비롯해 21명의 보직인사를 함께 실시해 2013년을 대비한 인사와 조직정비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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