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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는 미국판 그리스

PFC 내달 1일 만기채무 못갚아 사실상 디폴트

S&P 신용등급 'CC'로 강등

재정위기에 주민들 엑소더스

'미국판 그리스'로 불리는 푸에르토리코가 다음달 1일이 만기인 채무를 갚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푸에르토리코 공공금융공사(PFC)의 신용등급을 'CC'로 한 단계 내렸다. 이번 신용 강등은 푸에르토리코 정부의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PFC가 오는 8월1일 상환 예정인 5,800만달러(약 672억원)를 신탁은행에 송금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만기 보름 전에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는 관례대로 PFC는 지난 15일 채무를 갚아야 했지만 제때 이행하지 못했다. S&P는 PFC의 채무상환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디폴트를 기정사실화하고 추가 신용등급 강등도 시사했다.

총 720억달러의 대외채무를 안고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현금까지 바닥나 채권자들의 양보가 없다면 디폴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푸에르토리코는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다"며 "주민들이 세금 인상, 연금 삭감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만큼 채권자들도 희생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위기가 가속되면서 생계를 위해 푸에르토리코를 등지고 미국으로 떠나는 주민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이 주로 플로리다로 이주하고 있으며 일부는 뉴욕과 일리노이주로 간다고 보도했다. 현재 플로리다 중부에는 38만여명의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매월 1,000여가구가 새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높은 생활비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실제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방 2개짜리 아파트 한 달 임대료는 600달러 수준이지만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평균 1,000달러가 넘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 이주민들은 대거 공공주택 입주를 신청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동차나 모텔에서도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올랜도에 정착해 금융상담사로 일하는 카티엘리 소토는 "그래픽 아티스트인 남편은 아직도 직장을 찾지 못했고 예상보다 높은 임대료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며 "삶의 질은 나아졌지만 이곳에 오는 게 모두 장밋빛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5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어머니와 함께 단칸방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프로그램 매니저 낸시 샤리피도 "이주민들의 용기는 높이 사지만 일자리와 주택 사정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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