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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언론인 마르크스가 말하고 싶었던 것

■ 런던 특파원 칼 마르크스(칼 마르크스 지음, 부글 펴냄)


칼 마르크스는 경제학자ㆍ철학자ㆍ정치이론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저널리스트로서 다양한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여러 매체에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냈지만 그의 기고를 받아준 매체 중에는 폐간되는 곳도 적지 않았다.

결국 마르크스는 1848년에 쾰른에서 급진적인 신문 '노이에 라이니쉐 차이퉁(Neue Rheinische Zeitung)'을 창간했다. 그는 평생 독어와 영어로 기사를 많이 썼다. 하지만 그의 기사를 가장 많이 실은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뉴욕 데일리 트리뷴(New York Daily Tribune)'이었다. 마르크스의 이름으로 실린 것이 350건, 그의 평생 동지인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의 이름으로 실린 것이 125건, 두 사람의 공동 집필로 실린 것이 12건 등 총 487건의 기사가 실렸다.

저널리스트로서 칼 마르스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사회에 어떤 말을 하고자 했는지 그가 쓴 기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책이 출간됐다. '런던 특파원 칼 마르크스'는 그가 뉴욕 데일리 트리뷴에 게재한 총 350건의 기사 중 37건을 선별해 실은 책이다.



대표적인 예로 링컨 대통령이 노예제 폐지를 내세우며 치른 것으로 알려진 남북전쟁에 대해 마르크스는 "노예해방은 그 전쟁의 결과였을 뿐 그 목적은 연방의 존속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당시 세계를 이끌던 강대국으로서 노예무역 폐지에 앞장섰던 영국이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이미 폐지했던 북부를 지원하지 않고 노예제도의 확대를 외치던 남부에 우호적이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라며 영국의 진짜 목표는 미국 연방의 해체였다고 지적한다. 영국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하자는 '10시간 노동법'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기사도 흥미롭다. 당시 영국의 많은 언론들은 그 법이 지배계층의 양심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이 법의 통과에 있어서도 양심이란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같은 종교인이면서도 국교회 성직자냐 가톨릭 성직자냐에 따라 '10시간 노동법'에 대한 입장이 갈라진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떠나 국내외 사건에 대해 사회ㆍ경제적 배경을 파헤쳐 이를 깊이 분석하려는 모습은 20세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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