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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重, 오일뱅크 인수자금마련 '관심'

IPIC지분 70% 전량인수에 2조5700억 필요<br>범현대가 주주들 협의후 조만간 결론 방침속<br>現重서 차입·회사채 발행 방안이 설득력 얻어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家)가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입에 필요한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국제중재재판소가 "IPIC 측은 현대오일뱅크 주식 1억7,155만7,695주(70%) 전량을 주당 1만5,000원에 현대 측에 양도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현대중공업 등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범현대가가 IPIC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려면 총 2조5,733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한다. 매입가인 1만5,000원은 시장가격보다 25%가량 낮은 금액이기 때문에 이 가격에 전량 매입하게 되면 약 8,0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시세차익 면에서는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현재 여건에서 2조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약 1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현대제철 등 다른 주주들과 협의한 후에 구체적인 자금마련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70% 전량을 인수할 방침이며 주주기업들 중 어떤 기업이 얼마나 인수할지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조만간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범현대가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30% 중 각사의 지분보유 비중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각각 조달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은 현대중공업이 19.87%, 현대자동차가 4.35%, 현대제철이 2.21%, 현대산업개발이 1.35%를 갖고 있다. 만약 범현대가가 기존의 지분보유율에 따라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다면 현대중공업은 약 1조7,043억원, 현대자동차는 약 3,731억원, 현대제철은 1,895억원, 현대산업개발은 1,157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각 기업들마다 사정이 달라 자금분담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갖고 있는 한 기업의 관계자는 "아직 인수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입장이 있겠지만 각 주주들도 각각의 상황이 다르고 입장도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만약 범현대가 기업들 간의 지분매입 자금 분배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현대중공업은 스스로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녹록지 않다. 현대중공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3ㆍ4분기 기준 7,973억원으로 이 회사가 앞으로 조달해야 할 금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또 현재의 수주가뭄이 이어진다면 현금성 자산을 운영자금으로 남겨둬야 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결국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범현대가 주주들의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현대가의 적통성 문제가 걸려 있는데다 각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만만치 않아 쉽게 조율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현대중공업 스스로 어느 정도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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