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은 한 수로 굳혀지지 않는다고 보고 창하오는 흑1로 패를 따냈다. 그러자 최철한은 즉시 백2로 쳐들어갔다. “필연이에요. 흑이 상변에서 우상귀까지를 한 수로 모두 지킬 수는 없어요.” 서봉수의 설명. 참고도1의 흑1로 지켜도 백2로 붙이는 맥점이 있다. 백12까지 실속을 파내고 살면 흑은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 흑13의 보강이 불가피하므로 백은 선수로 우상귀를 차지하고 14로 흑의 세력을 지우는 데까지 손이 돌아갔다. “흑이 덤을 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최종국까지 갈 것 같습니다.” 서봉수가 이렇게 말했을 때 이세돌이 검토실에 들어오더니 가만히 서서 계가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후에 이세돌이 말했다. “좌변 패가 결말이 나야 알겠네요.” 충암연구실에서는 창하오의 흑15가 놓였을 때 참고도2의 백1 이하 5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백이 한두 집은 이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철한은 백16 이하 22로 중앙의 흑대마를 추궁했다. “웬 망발인가. 빵때림을 주다니. 철한이가 뭘 잘못 먹은 모양인데요.” 서봉수의 탄식. 최철한이 너무 표독한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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