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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분기 '7% 성장률' 뻥튀기 논란

성장률 수치 지나치게 순조롭고 통계 방식도 일관성 없고 모순적

WSJ "실제론 6% 아래일 수도"

중국의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로 경제통계 조작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발표한 1·4분기 실질 GDP 증가율이 7%가 아닌 3.8%에 그쳐 미국에도 뒤처졌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씨티은행 보고서 등을 통해 중국의 전년동기 대비 1·4분기 성장률이 6% 아래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조사업체들 역시 중국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내놓았다. 영국의 캐피털이코노믹스는 4.9%, 미국 컨퍼런스보드 중국센터는 4%, 영국 경제연구소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LSR)는 3.8%까지 낮춰 잡았다.

지난 23일 WSJ는 BNP파리바의 리처드 일레이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말을 인용해 양국의 1·4분기 성장률을 달러로 환산한 결과 중국 명목 GDP가 3.5% 증가에 그친 반면 미국은 4%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WSJ는 서방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실제 성장률 수치를 파악해보려는 노력이 수년째 계속됐으며 의심을 살 만한 이유가 명백하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은 성장률 수치가 미심쩍을 정도로 순조롭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의 경제는 지표상 급선회하는 국면이 있었지만 중국 경제에서는 이 같은 모습이 없었다. 또 통계방식도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적인 것이 많다. 중국은 GDP를 집계할 때 물가상승률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GDP에 비해 비교적 조작하기 힘든 수치로 여겨지는 산업생산과 GDP 간 불일치도 논쟁거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GDP 성장률 발표 당시 3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해 2008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WSJ는 이 밖에도 전력소비, 기업 투자와 부동산 투자, 산업실적 등 각종 지표가 모두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통계에 대한 신뢰가 실추된 이유는 단순한 데이터 모집상의 오류가 아닌 악의적 왜곡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에 맞춰 이번에 중국 경기를 의도적으로 과장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개막 연설에서 "7% 성장에 그친다 해도 세계적으로 보면 최상위권 성적"이라고 강조했다. 5개월 후 이 같은 그의 발언과 정확히 일치한 수치를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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