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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의 삼고초려는 제갈량의 자작극이다"

정사(正使)에 가려진 중국 황제의 진면목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의 카리스마, 제갈공명과 같은 지략가를 얻기 위해 세 번이나 그를 찾아가는 삼국지의 영웅 유비, 당나라 전성기를 구가하고 사형수를 풀어준 미담의 주인공 태종 이세민.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국 황제의 모습들이 '정설로 굳어진 거짓'이라면 어떻겠는가? '황제들의 중국사'(돌베개 펴냄. 사식 지음)는 정사에 기록된 중국 황제의 면면을 사기ㆍ위략 등의 사료나 문학작품과 비교ㆍ분석하면서 미화된 중국 황제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역사의 이면을 흥미롭게 읽어낸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므로 정사 그대로만 그 시대를 평가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한 왕조가 길어지면 그의 자손들이 사서 편찬을 주도하게 되기 때문에그 개국 군주는 사관의 기록에서 미화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흔히 카리스마 넘치는 대황제로 묘사되는 진시황이 친아버지인 여불위와 모략가 이사의 그늘에서 살았던 의지박약의 인물이었다고 주장한다. 한비자의 죽음도, 역사의 대사건인 분서갱유도 진시황의 의지가 아니라 이사에 의한 것이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삼고초려 일화 역시 널리 알려진 미담이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제갈량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진수의 '삼국지' 이전의 역사 기록 중 유비의 삼고초려를 다룬 것은 제갈량 자신이 쓴 '출사표' 뿐이며 위나라 어환의 '위략'을 비롯한 다른 기록들에는 제갈량이 유비를 찾아간 것으로 되어 있다. '삼국지'를 쓴 진수는 제갈량에 대한 존경심이 지극한데다 위 나라의 역사서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위략'의 기록을 무시하고 삼고초려의 설을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 책은 이밖에도 구양수의 '종수론' 등의 내용을 들어 당의 번영기를 구가한 황제로 불리는 태종 이세민이 세상을 속여 명예를 도적질한 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또 당 현종 이융기, 주원장, 숭정제, 옹정제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황제들의 모습들이 정사에서 꾸며진 이미지임을 역사적 증거를 들면서 부각시킨다. 김영수 옮김. 33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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