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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KOC 회장의 ‘쓸데없는 짓’


그분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했다.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의 국적을 찾아와야 한다'라는 지적을 그렇게 표현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얘기다.

그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는 손 선수와 남 선수의 국적이 일본으로 표기돼 있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적을 찾아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필자의 지적을 받은 후 우리 정부는 나름대로 노력을 통해 두 선수가 한국인이면서 일장기를 달고 출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연 설명해놓았다.

일정한 성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두 선수를 찾기 위해서는 일본 국적을 찾아 들어가야만 한다. IOC는 이와 같이 식민지 국가에서 메달을 딴 선수의 국적을 찾아주는 것에 대해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매우 소극적이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제국주의 결과물인 식민통치를 매우 야만적이고 부도덕한 역사로 평가하고 있다. 평화와 자유를 지향하고 있는 올림픽 정신의 기준으로 볼 때 IOC가 식민시대의 잘못된 결과물을 바로잡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을 우리 KOC회장님은 '쓸데없는 짓'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사건도 그 분께는 쓸데없는 짓으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우리 선수들에게 이번 런던올림픽은 오심으로 얼룩진 올림픽이었고 우리 스포츠외교의 단면을 보여준 올림픽이기도 했다. 수영 박태환의 실격선언, 유도의 판정번복, 펜싱 신아람 선수의 눈물, 레슬링, 축구 등.

그런데 우리 KOC회장님은 박태환 선수의 실격처리를 가망성 없는 이의제기로 치부해버렸다. 조준호 선수의 판정번복을 '오심의 정정'이라고 IOC편을 들었다. 신아람 선수의 의견은 묻지 않은 채 오심에 대한 보상으로 특별상을 수상하겠다고 해 오심 판정을 기정사실화했다가 해당 선수의 거절로 또 한번 국제적 망신을 샀다. 오랜 전지훈련과 합숙훈련으로 지칠 대로 지친 메달리스트들의 귀국을 국내 생색내기 용도로 쓰기 위해 잡아두려고도 했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쓸데없는 짓들의 '모둠'아닌가. KOC 회장의 균형 잃은 행동, 오너십에 젖어있는 독단적인 행실. 한국체육의 위상과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걸어서라도 집에 빨리 돌아오고 싶다던 선수를 붙잡고 모아서 들어오려고 했던 그분의 귀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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