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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불사장의 교훈(사설)
입력1997-05-06 00:00:00
수정
1997.05.06 00:00:00
연봉 10만달러를 받던 미국 유수 기업사장이 올해 1달러만 받겠다고 자청, 우리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미국 최대 인터넷회사인 넷스케이프의 제임스 막스데일 사장은 회사 경영실적이 나빠 주가가 폭락한데 스스로 책임을 지고 올해 봉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다.<본지 3일자 5면 보도>
이 회사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피나는 경쟁을 하는 바람에 경영이 어려워져 주가가 공개때(95년)보다 3분의 1 수준이하로 떨어졌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업종으로서는 보통 수준인 10만달러를 받으면서도 스톡옵션을 거절하고 오히려 그의 소유주식을 팔아 회사경영에 보탰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이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자료를 통해 알려지자 미국 경영계가 최고경영자의 자기 희생자세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영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를게 없을 것이다. 회사경영이 악화되면 우선 대량해고부터 하는 것이 상례다. 회장이나 고위임원은 많은 봉급을 받으면서도 하위직의 감원을 강요하는 것이 기업살리기 전략으로 통용되었다.
그런 통념을 깨고 사장이 스스로 자기희생을 솔선, 위로부터의 내핍경영 모범을 보였으니 박수를 받는게 당연하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경영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회사는 망해도 기업인은 사는 경영풍토를 개혁, 투명경영과 책임경영바탕을 정착시켜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에도 불황탈출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노력이 없는 건 아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마다 내핍경영이 가속되고 있다. 구조조정과 체질강화를 위해 인력조정과 임금동결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그룹회장이 그의 고급승용차를 없앤 예가 없지 않다.
그러나 경영이 악화되고 주가가 떨어져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힌데 대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봉급을 10만분의 1로 깎았다는 회장은 없다. 더구나 개인주식이나 부동산을 팔아 회사살리기에 썼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불황이 닥치고 경영이 어려우면 위로부터의 자구노력보다는 하부구조의 손질부터 하려 든다. 부도위기에서도 제몫 챙기기가 우선이고 빚얻어 기업확장을 해 온 게 우리의 경영풍토다. 기업이 망하고 실업자가 양산되는 데도 경영권은 놓지 않으려 하고 정경유착의 끈을 붙들고 지원해 주기만을 기다린다. 한보부도사태가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런 현실에서 책임경영 투명경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이 망하면 기업인도 망해야 한다. 기업이 어려우면 경영인이 봉급을 1만원만 받겠다고 스스로 자청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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