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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에서 박 당선인의 정책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정보기술(IT)과 제약ㆍ바이오, 원전 관련 업종이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 의뢰해 박 후보의 당선에 따른 증시 영향을 분석한 결과 IT와 제약ㆍ바이오, 원전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유통ㆍ게임ㆍ통신주에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업종은 단연 IT다. 이명박 정부가 과학기술부를 폐지하면서 IT 업계가 주춤했지만 박 당선인은 과학 관련 부서를 신설해 IT 산업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당선인의 공약이 소프트밸리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었고 대선 운동 기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 창업과 콘텐츠 사업 육성을 강조해왔다"며 "이에 따라 IT와 소프트웨어 관련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등장은 제약ㆍ바이오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의료 서비스 보장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개방 정책도 큰 틀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환자 적극 유치와 의료기기 해외 수출 지원을 위한 규제 완화는 바이오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설 경우 건설업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건설업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전 관련 종목이나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투자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박근혜 정부는 안정성만 확보된다면 원전 확대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원전관련 건설주나 한국전력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스몰캡이나 대기업 단가인하 압력 규제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ㆍ소형 부품주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반면 경제민주화에 따른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계열사 거래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최근 5년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과징금을 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ㆍ현대제철ㆍ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 계열회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ㆍ통신ㆍ게임업종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은 "박 당선인이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유통주 리스크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주와 게임주에 대해서도 각각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도입 찬성 공약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박 후보의 당선으로 이날 증시에서는 박근혜 관련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EG와 보령메디앙스ㆍ아가방컴퍼니ㆍ비트컴퓨터 등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패배로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ㆍ바른손ㆍ위노바 등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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