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저녁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주요 간부들을 대동하고 만찬 회동을 가졌다. 최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21일 이후 1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만찬에는 최 부총리와 이 총재 외에도 양측의 주요 간부가 10명씩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쪽에서는 주형환 제1차관, 정은보 차관보,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 등이 참석했고, 한국은행 쪽에서는 장병화 부총재, 하 성 감사, 허재성·서영경·김민호 부총재보 등이 함께했다. 양 기관 사상 최초 국장급 인사교류 대상자인 김정관 한은 자본시장부장, 민좌홍 민생경제정책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양측은 사전 배포된 자료에서 “앞으로도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만찬장에 들어가면서 “다른 나라는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는 게 전혀 뉴스가 아닌데 우리는 뉴스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뉴스가 안 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자리에 앉으면서 “오늘 밥값은 누가 낼지…재정상황이 나은지 통화사정이 나은지. 오늘은 총재님이 리드를 (하지죠)”라며 농담을 던져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기재부와 한은 인사들이 짝을 이뤄 폭탄주를 마시면서 건배사를 했다고 한다. 최 부총리는 “두 기관은 한 수레 두 바퀴다. 톱니가 균형이 잘 맞아야 수레가 잘 굴러간다” 며 앞으로 자주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갖자고 권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소통을 잘하자. 정책이해도 높여야 한다. 그래야 폴리스믹스(정책조합이) 잘 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예상과 달리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한 참석자는 “최 부총리의 사무관 시절 얘기, 이 총재가 겪은 과거 에피소드 등 소소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인사 교류 대상자인 김정관 국장과 민좌홍 국장은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니까 이해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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