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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년] 무에서 유 창조… 가난 딛고 일어서는 희망의 상징

■드라마·영화 속의 정주영

2004년 드라마 '영웅시대'서 기업가적 면모 가장 잘 드러나

'야망의 세월'로 MB와 갈등도

왼쪽부터 드라마 '야망의 세월', 드라마 '영웅시대', 영화 '국제시장'

"난 배 만드는 게 꿈인데 아주 커다란 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는 거야". 한국전쟁의 참화로 먹고살기조차 힘들었던 시절 구두닦이로 용돈을 벌던 어린아이에게 한 손님이 남긴 말이다. 2015년 첫 1,000만 관객 돌풍을 일으킨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한 아산 정주영은 몽상가로 보일 수 있는 이상을 가진 동시에 도전정신을 품은 청년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마른 땅에서 어떻게 배를 만들 거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나라에서 넓은 땅을 산 뒤 그 사진을 외국인에게 보여주는 거야. 당신이 필요한 큰 배를 여기서 만들어주겠다고 한 다음 배를 만들어서 파는 거지"라고 대답한다. 허무맹랑한 대사 같지만 우습지 않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손가락질했던 청년 정주영의 꿈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것을 관객들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국제시장' 이전에도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인 196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했다. 1990년부터 1991년까지 KBS 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야망의 세월'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이 작품 속에서 청년 사원 이명박의 능력을 높게 사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조력자로 그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그린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성공한 기업인 이명박'이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대통령까지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야망의 세월'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깊게 이어졌다.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유인촌은 이 대통령 집권 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다만 이 드라마는 이 전 대통령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역할 외에는 정 회장의 뚜렷한 성과가 부각되지 않았다. 주변적 인물로만 비쳐진 탓에 '야망의 세월'은 정 회장과 이 전 대통령 간의 갈등이 증폭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1992년 4월 시사저널에 실린 회고록에서 "이명박씨는 사실 부지런하고 판단이 좀 빨랐다. 그런 점이 인정돼 승진도 빨랐다. 사실 사람은 그렇다. 기용하는 사람이 그 사람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으면 재능이라는 것은 쓸모없게 되는 것"이 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기업가적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낸 드라마로는 2004년 MBC에서 방영된 '영웅시대'가 꼽힌다. 정 회장 역을 맡은 천태산은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나 자동차·건설업 등에 뛰어들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입지적 인물이다. 당시 연출을 맡은 소원영 PD가 "시청자들이 과거에 우리가 어떻게 가난을 딛고 일어섰는지를 다시 생각하며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한 것처럼 사회적·경제적 상황이 훨씬 나빴던 시대에 성공을 이룬 정 회장의 도전기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정 회장과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가 제작될 때마다 논란도 붙어다녔다. 재벌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돌도 겪었다. 드라마 '영웅시대'는 마지막 방송 시청률이 22.5%(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집계될 정도로 '야망의 세월'을 웃도는 인기를 끌었으나 당시 정치권의 압력설과 함께 100회를 다 채우지 못하고 70회로 조기 종영 논란 속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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