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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확대 정책 성패, 기관투자가에 달렸다

국민연금·운용사, 배당 안건 거수기 역할 그쳐

배당금 적은 기업엔 반대의견 등 권리행사 나서야

지분율 낮다면 다른 기관투자가와 연합도 필요


신세계푸드는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총 25억7,100만원의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같은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신세계푸드의 시가배당률은 0.9%로 기준금리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주요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KB자산운용·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별다른 이견 없이 경영진이 내놓은 배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기관투자가들이 상장사의 '짠물' 배당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낮은 배당성향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 및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개최된 유가증권 상장사 290개사의 주총 안건 1만6,100건 가운데 단 1건이라도 반대한 기관투자가는 전체 기관투자가 84개사 중 20개사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3개사는 1~2건의 안건에만 반대했다.

특히 배당에 민감해야 할 배당주 펀드 운용사들은 단 한 곳도 낮은 배당을 제시한 경영진에 태클을 걸지 않았다. 자산운용사들이 배당주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은 배당을 주더라도 안건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배당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신영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하이자산운용·동양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KB자산운용·IBK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 등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주를 투자대상으로 잡고 있는 펀드들이 배당금이 낮은 기업에 반기를 들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상장사의 배당에 대해 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대비된다. 미국의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펀드는 지난해 한국가스공사의 배당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고 네덜란드 연기금인 ABP는 올해 투자하고 있는 50여개 배당안건에 대부분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JP모건자산운용코리아도 올해 KB금융·효성·신한지주의 배당 안건에 대해 반대했고 베어링자산운용 역시 롯데푸드 배당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기업의 주총 안건이 공고되는 시기가 주주총회 시기와 근접해 있는데다 특정 시기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모든 안건을 챙기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이익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배당이 낮은 업체들에 적극적으로 배당금 상향 요구를 해야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지나치게 반대 의사를 한다면 경영권 침해 논란도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상장사에 강하게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배당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지분율이 낮아 영향력이 적다면 다른 기관투자가들과 연합해 주주총회에서 확실한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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