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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與지도부 대화록>
입력2006-06-30 06:22:48
수정
2006.06.30 06:22:48
화기애애한 150분 회동… 수차례 박수도 나와<br>盧대통령 "오늘은 제가 당과 김의장 제안 큰 틀서 수용한 것"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29일 청와대 만찬 회동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30분동안 진행됐다.
"5.31 지방선거의 참패 악몽을 딛고 다시 시작해 보자는 분위기였다"고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의 일부 수정 제의를 수용하고,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차례 박수도 터져나왔고 한다.
양식 코스 요리에 반주로 포도주를 곁들인 이날 만찬에서 김한길 원내대표는 건배사를 통해 "국민에게 짝사랑을 하다가 실연당한 느낌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우리의 국민에 대한 사랑이 진정한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받아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 도중에는 한국축구의 독일 월드컵 16강 탈락의 아쉬움과, 만찬장 벽에 걸린 통영출신 노화가 전혁림씨의 그림 등을 소재로 정담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방송을 통해 그림을 보고 눈이 번쩍 뜨여 알아보니 전 화백이 나이 아흔인데 개인전을 한다는 말에 바로 수원으로 가서 개인전을 보고 그림을 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본 대화가 끝난 뒤 만찬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은 제가 김근태 의장과 당 지도부의 제안을 큰 틀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 우리당 지도부의 현안별 대화록.
◇모두 인사말
▲노 대통령 = 오늘은 여러분 얘기를 듣겠다. 오늘은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했는데,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활짝 펴졌다. 같이 고생했던 사람들 보니까 정이 각별한 것같다. 걸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고 얼굴이 활짝 펴지더라. 왜 그런가 생각했더니 남이 아니라서, 특별한 사이라서 그런 것 같다.
▲김 의장 = `우리는 동지다. 친구다'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가진 얘기를 하셨다.
국민들이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대통령을 만나면 당원들이 처해있는상황을 솔직하고 간절하게 전해달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비대위원님들 말씀을 듣는 자리이다.
▲노 대통령 = 당도 어렵고 저도 어렵다. 어려울 때는 지난날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희망을 가다듬고는 한다. 어려울 때는 항상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멀리 내다보고 마음을 가다듬고 착실히 준비해 가면 좋아질 것이다.
▲김 원내대표 = 지난 3,4주 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다 같이 힘들다. 대통령께서도 기운내시고 잘 이끌어 달라. 저희들도 기운내서 열심히 해보겠다.
◇5.31 지방선거 평가
▲김 의장 = 5.31 선거결과가 예상보다 충격적이다. 국민들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당에서는 정리했다.
▲노 대통령 =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겠다. 한다고 열심히 했는데 부족해 보인다면 국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겸허히 받아들인다.
◇노 대통령 탈당문제 및 당청소통
▲김 의장 = 이럴 때일수록 당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서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민생을 힘들게 하는 민생침해 행위와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양극화 해소와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삼아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을 좀 도와달라. 그런데 언론에서는 대통령의 당적문제와 관련해서 탈당한다는 추측성 보도도 나오곤 한다.
▲노 대통령 = 당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당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탈당은 절대 하지 않겠다. 과거와 같은 악순환은 이제 안된다. 당을 지키겠다.
▲김 의장 = 긴밀한 협조는 당정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뜻이다. 당이 원하는대로 원활하게 소통하자.
▲노 대통령 = 당청간 소통을 잘해보자.
◇부동산 정책
▲김 의장 = 당에서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서민경제를 챙기기로 했다. 국민생활이 굉장히 어렵다. 양극화 해소와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려는 참여정부의 정책방향은 옳다.
절대로 정책기조가 흔들려서도 안되고 시장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줘도 안된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목적이 없는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다.
▲정장선 의원 = 부동산 투기 근절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 정책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박병석 의원 = 8.31 부동산대책과 3.30 대책의 기조는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가령 6억 미만의 주택 등 서민들의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 대통령 =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목적으로 한다.
투기와 관계없는 6억 미만의 주택에 대해서는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해주는 방안을당정이 협의해서 정리하는 게 좋겠다.
거래세도 투기와 무관하다. 거래세는 지방세와 관련된 세수(稅收)의 문제이므로이 문제 역시 당정간 협의를 통해 다뤄가자.
부동산 정책은 큰 틀에서 변동없이 일관되게 가길 바란다. 다만 투기목적 없는 서민주택 문제는 부담되지 않게 정리해가자.
◇민생.개혁입법 처리 문제
▲김 원내대표 = 당은 사법개혁 등 개혁입법과 민생관련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 의장 = 이 문제는 저희가 먼저 열심히 노력하겠다.
▲노 대통령 = 상당히 시급한 법안이다. 당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주셔서 국회에서 이 법안들을 잘 처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한.미 FTA
▲김 의장 = 한미 FTA 협상은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철저한 준비와 사후 보완대책이 중요하다.
▲노 대통령 = 공감한다. 한미 FTA 문제는 보완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
◇기타
▲배기선 의원 = 선거과정에서 공권력이 너무 약화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경찰관이 피의자에게 뺨을 맞는 일도 있다. 공권력을 확실히 세워 사회 기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민생 침해행위와 사회를 불안케 하는 불법행위를 단호히 대처해야한다.
◇마무리 발언
▲노 대통령 = 열린우리당 당원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저도 당의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당에 대해 많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 어려울수록 힘을내야 한다.
당원들이 당에 애정을 갖고 충성을 다해주셨으면 좋겠다. 민주사회에서는 풍파를 통해 단련되는 당이 있다. 당원들이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좋겠다. 열린우리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는 중요한 한 축이 되길 바란다.
오늘은 제가 김근태 의장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제안을 큰 틀에서 수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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