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제품과 서비스 가격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 번에 패키지로 구입하는 전세 형태가 아닌 매달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월세 형태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 '부분유료화' 모델이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대표적 모델로 굳혀 지고 있다.
7일 한글과컴퓨터에 따르면 자사 소프트웨어 가격을 패키지 방식에서 월 구독료 방식으로 대대적으로 손질할 예정이다. 구독료 모델은 잡지 구독처럼 일정 기간 사용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한컴은 늦어도 내년 1분기 출시되는 '넷피스'에 대해 구독료 정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월 구독료 가격 방식은 최근 글로벌 IT 기업의 주요 트렌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오피스365'를 월 구독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월 1만~3만 원으로 매월 구독하는 형식이다. 전통적인 패키지 가격은 약 30만원 가량이다. 100만원 가량 하던 어도비 '포토샵'도 이제 클라우드 기반 'CC포토샵'으로 한 달 2만 원에 구독할 수 있다.
이 같은 신 가격체계 이면에는 급격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CD 패키지 방식은 유통망이 필요해 비용이 제법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고비용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쓸 이유가 사라진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오피스나 포토샵 같은 인기 소프트웨어는 경쟁자가 거의 없어 업체 입장에서는 매출 극대화를 위해 자의적으로 가격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어도비가 밝힌 올해 2분기까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유료 구독자는 230만 여명이다. 2013년 4분기 대비 90만 여명이 증가했다.
또 다른 가격 정책은 '부분유료화(인앱결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부분유료화는 내려받기와 서비스 이용은 무료지만 추가적인 기능을 쓰려면 일정 금액 결제를 해야 한다. 모바일리서치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앱스토어의 경우 84%에 불과한 부분유료화앱 비중이 작년 90%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오직 PC만 있던 시대와는 달리 기기, 통신 등이 다변화 되면서 IT업체들이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며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월 단위 가격 정책이 유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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