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은 리처드 피셔 총재의 후임에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캐플런 신임 총재는 교수로 일하기 전 지난 2006년까지 골드만삭스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투자은행 업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기업 출신 인사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관련 결정을 내리는 등 중요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캐플런 총재 외에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은 총재도 과거 골드만삭스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국가기관의 경제 관련 요직에 오른 인물은 유럽에도 많다. 대표적으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02~2005년 골드만삭스 부의장이자 자산관리부문장으로 일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도 과거 골드만삭스 간부로 근무한 적이 있다.
반대로 국가기관 출신 인사가 전관예우를 이용해 퇴직 후 골드만삭스에 자리를 잡아 금융 마피아가 되는 경우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으로 일했던 행크 폴슨은 은퇴 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겨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은 고위공직자들이 퇴직 후 골드만삭스로 옮기는 현상을 '거번먼트 삭스(Government Sachs)'라고 풍자해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었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가 골드만삭스 금융 컨설턴트로 영입됐다. 인터넷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골드만삭스에서 라스무센이 맡을 역할은 유럽연합(EU)에 대한 로비"라며 "지정학적 요소, 군사적 요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 골드만삭스의 투자를 돕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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