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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인수전] 미국계 보험전문펀드 다크호스

LG그룹과 프랑스 악사(AXA)의 2파전으로 예상되던 대한생명 인수전에 미국계 보험전문펀드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9일 『투자의향서를 접수해 검토해 본 결과 각사들이 제시한 가격 조건이 조금 실망스럽다』며 『협상을 해 가면서 가격을 줄다리기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메트로폴리탄사가 특히 소극적이었다』며 『가격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고 밝혀 메트로폴리탄사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투자사들이 제시한 가격조건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음을 암시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오는 12일 열릴 생명보험사 구조조정위원회에서 이들이 제출한 투자조건을 검토하고 협상을 벌여 6월말께 인수업체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에따라 대한생명 인수를 둘러싼 앞으로의 협상은 싼 가격에 대한생명을 인수하려는 투자사와 가격을 올려 팔려는 정부 간의 밀고 당기는 싸움으로 막판 타결까지 인수업체나 가격을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LG그룹은 데이콤 인수를 마무리한데 이어 대한생명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는 대한생명 인수를 위한 추가자금 확보를 위해 사업부문 매각을 통한 외자유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 인수가격은 2조원 안팎 = 보험업계는 금융감독원 실사 결과, 대한생명의 자산초과 부채 규모가 2조9,000억원에 달해 인수가격은 2조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위는 금융구조조정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투자자에게 인수 우선권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인수대금을 가장 많이 써낸 회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LG의 대한생명 인수가능성에 대해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게 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견해가 있지만 정부로서는 국내외 후보를 차별할 생각이 없다』며 『조건이 좋다면 LG측에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혀 LG인수에 힘을 실어줬다. 또 업계에서는 정부가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63빌딩」과 생명보험사 「빅3」중 하나인 대한생명을 외국기업에 넘길 경우 국민감정과 반발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같은 값이면 악사보다는 LG쪽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LG그룹, 금융업에 총력 = LG그룹은 정보통신 서비스와 금융업을 주력업종으로 삼는다는 방침에 따라 대한생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대한생명 인수에 앞서 다음달 1일 LG종금에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LG종금을 납입자본금 7,700억원의 초대형 종금사로 키워 투자은행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LG측은 반도체 매각으로 들어오는 2조5,600억원 외에 신규로 5,000~6,000억원 정도만 조달되면 데이콤과 대한생명을 인수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외자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당초 LG는 메트로폴리탄과 지분율 50대50의 합작을 통한 공동인수를 추진했으나 메트라이프측의 반대로 무산되자 독자인수로 방향을 바꿔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생명을 돈줄로 = 손해보험과 증권·종금사를 갖고 있는 LG그룹이 생보사에 대한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생보사가 사실상 은행과 같은 규모의 자금동원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11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한생명 자산을 인수하고 연간 8조6,00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받아 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재계 판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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