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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10주년 포항공대 방문/박태준 전 포철 회장
입력1996-12-04 00:00:00
수정
1996.12.04 00:00:00
◎「명예동창회장」 수락,포철복귀 아니다/해외 떠돌이 4년… 정치재개 꿈도 안꿔/포철포항공대 지원체제 흔들려 안타까워박태준 전 포철 회장이 3일 상오 포항공대명예총동창회장과 포항시의 첫 명예시민으로 추대됐다. 포항공대 개교 10주년행사에 참석한 박전포항제철회장을 포항공대총장실에서 본지 단독으로 만나 그간의 행적과 향후 행보에 대한 그의 솔직한 심정을 들었다.
박전회장은 이자리에서 『내가 부덕의 소치로 지난 4년동안 뜻하지아니한 망명객의 처지가 되어 해외를 떠돌아야했고 내가 만든 학교를 방문하는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다』고 운을 뗀뒤 『그러나 내가 해외에 나가있는동안 포항공대와 설립주체인 포철과의 관계, 설립초 재정자립를 위해 구축해놓았던 지원체제등과 관련해 우려할만한 흔들림이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박전회장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10시35분 서울4 어 5728 뉴그랜저승용차편으로 대학본부에 도착, 정명식 포항공대재단 이사장, 장수영 포항공대 총장과 함께 대학본부 동편 잔디밭에서 10년생 반송 한그루를 기념식수했다. 김만제 포철 회장은 해외출장중이다.
다음은 박전회장과의 일문일답.
학교를 설립한지 10년이 지났는데 감회가 어떻습니까.
▲당초 내가 기대했던 대로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어 기쁨니다. 이 모든 것은 장총장을 비롯한 모든 교수, 교직원 여러분과 재학생, 졸업생 그리고 재단관계자에게 설립자로서 깊은 치하의 말씀을 드릴 뿐입니다.
오늘 포항공대 명예총동창회장과 포항시 명예시민에 추대됐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현실적으로 이 학교와 포항시를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있는 이사람을 이렇게 대우해주시니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나같은 사람을 이런 자리에 올려준 것은 그간 포철과 포항공대의 발전에 열정을 쏟은 것에 대한 시민 및 직원들의 소박한 뜻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축사내용을 보면 포철에 다소 서운한 감정이 배여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감정은 무슨 감정이요. 다만 포항공대설립자로서 미래의 국가발전을 선도할 과학기술분야의 고급두뇌육성을 건학이념으로 하고있는 학교인만큼 공대발전에 앞으로도 더욱더 포철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리는 것이지요.
박전회장재직시와 현 김회장체제와의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잠시 머뭇거리다가 퉁명스럽게) 그것은 그분(김현회장을 지칭)한테 물어보십시요. 나는 몰라요. 사람마다 다 틀릴 수 있으니까.(갑자기 굳은 인상으로 변했다)
명예총동창회장 추대 계기를 포철로의 간접 복귀로 봐도 되는지요.
▲그건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요. 미국등 선진국의 예를 보면 설립자같은 사람들이 명예직으로 컴백하곤 하잖아요.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본질적으로 그런 것 아닌가요. 다만 학교발전에 내가 필요하다면 최선을 다하겠지요.
현대그룹의 제철소진입에 대한 견해와 이를 정부가 막는듯한 인상이 풍기는데 이문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답변하기 싫어하는듯한 표정으로) 4년동안 쉬는 바람에 그런 것은 잘 몰라요. 사실 언론에 보도된 것 이외는 잘 모름니다. (조용경 보좌역도 그간 이부분에 대해서는 박전회장이 언급이 없었다고 부연설명)
여권의 대권후보중 특별히 친한 사람이 있습니까.
▲다들 잘 알았지만 4년 쉬다 보니까….(이부분에서 말끝이 흐려졌다)
향후 행보와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죠.
▲내일 동대구발 새마을열차편으로 서울집에 가서 쉬다가 8일 일본에 갑니다. 연말행사가 일본에서 3∼4개 있어서요. (정치재개여부의 질문에) 4년동안 떠돌이생활을 했는데 그런 것은 나와는 관계없잖아요. 앞으로도 국민의 기업인 포철은 포항공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합니다.<포항=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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