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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단답형…서술형 평가 겉돈다

중학교 시험문제 개념쓰기등 단순암기 그쳐<br>"채점 논란 우려 완전 서술형 불가등" 지적도


서울시교육청이 창의력 교육을 위해 초ㆍ중ㆍ고교에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서술형평가가 겉돌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중간고사부터 시험의 30% 이상을 서술형으로 평가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기존 단답형 문제로 출제하고 있다. 지윤섭 영훈고 교사는 "시험에 연동되는 순간 아이들의 창의력은 얼어버린다"며 "취지는 좋지만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계량화해 점수를 부여해야 하고 채점 이후 논란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청의 취지를 100% 살린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하늘교육과 함께 서울시내 일부 중학교의 지난해 2학년 2학기 중간ㆍ기말고사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수학을 제외한 과목에서는 서술ㆍ논술형보다는 개념쓰기, 빈칸 채우기 유형의 문제가 주를 이뤘다. 수학은 기존의 주관식처럼 넓이나 길이 구하기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예컨대 시교육청이 지난해 '바리공주 이야기'를 지문으로 제시했던 국어 예시문항은 영웅 이야기의 일반적인 구조를 보여주고 이 가운데 특정 구조에 해당하는 요소를 지문에서 찾아 문장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 한 중학교의 출제 문항은 '바리공주이야기는 영웅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웅의 일반적 생애에 대한 이야기 구조를 순서대로 쓰시오'라는 내용이다. 단순 암기식 개념만 묻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상당수 문항은 '문장을 수동형으로 바꾸시오(영어)' '노비안검법의 내용과 실시 목적을 쓰시오(국사)' '회로도에서 스위치A를 열면 전류계의 눈금은 몇A인가(과학)' 같은 암기ㆍ단답형이었고 2~3개 문항을 한 개 문항으로 묶어 배점은 높이되 부분점수를 주는 식으로 출제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물론 일부 학교는 '두 개 제시문을 바탕으로 공통으로 나타나는 화자의 행복관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찬반 의견을 작성하라(국어)'거나 'A의 길이를 구하고 그 과정을 서술하라(수학)'는 식의 문제를 출제해 풀이과정과 학생의 논리성을 평가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소수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서술형 평가 채점 과정에서 올 수 있는 논란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 명백한 답이 존재하는 문항을 출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입 수시모집 확대로 내신이 중요해진 고등학교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한 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최소한의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만 해도 엄청난데 그 학교들에 대해 어떻게 서술형 문제를 제대로 출제했는지 등을 일일이 검사할 수 있겠느냐"며 "시험 출제와 시행은 학교장의 권한"이라고만 밝혔다. 서울 모 여중의 한 교사는 "책이나 문제집에 나온 서술형 예시 답안까지 외워 시험 보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라며 "과연 이런 방식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겠느냐. 수시평가에서 글쓰기나 책 읽기 등으로 챙겨야 할 일을 시험에 집어 넣은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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