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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龍, '華商'을 잡아라] 中최대부호 룽즈젠 회장

"사업은 신뢰가 우선 한국엔 아는 친구 없어"<br>"김우중 前대우회장 믿을 만한 시람" 신뢰감<br>"중국의 10년후 변수들 너무많아 예측 어려워"<br>"코리안 몬스터 요즘 어떠냐" 최경주에도 관심


[세계경제의 龍, '華商'을 잡아라] 中최대부호 룽즈젠 회장 "사업은 신뢰가 우선 한국엔 아는 친구 없어""김우중 前대우회장 믿을 만한 사람" 신뢰감"중국의 10년후 변수들 너무많아 예측 어려워""코리안 몬스터 요즘 어떠냐" 최경주에도 관심 홍콩=손철 기자 runiron@sed.co.kr 홍콩의 날개인 캐세이퍼시픽을 비롯, 대륙과 홍콩에 전력ㆍ금융ㆍ통신ㆍ철강회사 등을 거느린 중국 최대 부호인 룽즈젠(榮智健ㆍ63) 중신타이푸(中信泰富ㆍCITIC Pacific) 회장과의 인터뷰는 천신만고 끝에 이뤄졌다. 한때 “중국의 절반을 가졌다”는 룽 가문의 자존심은 해외뿐 아니라 중국 언론에도 독점 인터뷰를 허락하지 않아왔다. 홍콩으로 출발하기 전 역시나 룽 회장과 인터뷰는커녕 만나는 것 자체도 어렵다는 답이 중신타이푸로부터 전해져왔다. 하지만 홍콩 총영사관의 설득과 오는 10월 세계화상대회를 앞두고 원국동 한국중화총상회 회장이 만나기를 간청하자 결국 시간을 내주기로 했다. 총영사관측은 기자의 동행도 승낙했다며 원 회장과 룽 회장의 면담을 봐가며 인터뷰를 직접 요청해보라고 권했다. 룽 회장과의 만남은 측근인 피터 리(李松興) 부회장과 함께 홍콩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씨틱타워 32층 접견실에서 이뤄졌다. 접견실 창문은 타원형의 통유리로 이뤄졌고 창문 너머 홍콩의 하늘과 바다 사이로 마천루들이 마치 병풍을 편 것처럼 늘어섰다. 20여분간 원 회장과 정부 관계자들이 10월 서울 화상대회의 의의와 준비상황을 설명했지만 룽 회장은 “초청해줘 고맙지만 이미 화상대회 기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장 크레티앵 전 캐나다 총리 등과 골프 약속이 있다”며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미안한 기색에 곧바로 인터뷰를 요청하자 룽 회장은 “홍콩에서도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명했으나 거듭된 설득에 “좋다. 물어보라”고 했다. 기자가 씨틱은 왜 한국에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묻자 룽 회장은 “사업은 먼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과는 인적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아는 기업인이 없다는 것을 놀라워하자 그는 뜻밖에 “좋은 친구가 한 명은 있다”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룽 회장은 “김 회장과는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부터 알아 말 한마디만 하면 (사업이) 된다”며 여전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삼성ㆍLG 같은 성공한 기업이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이들 기업에 친구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함께 사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붉은 자본가’의 시조인 아버지 룽이런(榮毅仁)의 얘기가 나왔다. 룽즈젠은 중국이 지난 79년 개혁ㆍ개방에 나설 당시 덩샤오핑으로부터 “중추적인 국제금융기관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중국 최대기업인 ‘중신’(中信ㆍCITIC)그룹을 일궈 국가 부주석까지 지냈다. 자산규모가 728조원에 달하는 중신은 중신타이푸의 지분 28.8%도 보유 중이다. 룽 회장은 “조부(룽더성ㆍ榮德生) 시절 쌓은 부는 공산당이 들어서고 하나둘 사라졌지만 민족자본가로 조국을 지킨 가문의 명예와 인맥은 살아 아버지가 중신그룹을 일으키는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조부와 큰 조부(榮宗敬)는 20세기 초 중국의 제분업과 방직업을 휩쓸며 ‘의’(衣)와 ‘식’(食)을 한손에 쥐어 “중국의 절반을 가졌다”는 말이 나올 만큼 거부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재산 미화 15억달러로 중국 최대갑부로 꼽힌 룽 회장은 “정보통신(IT), 바이오(BT), 레저ㆍ관광산업이 미래 3대산업”이라고 명쾌하게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중국의 10년 후는 변수들이 너무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골프를 즐기는 그는 “코리안 몬스터는 요즘 어떠냐”며 최경주 선수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룽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소장하고 있는 동양화와 서예작품을 일일이 설명하며 소개해준 뒤 환송을 위해 주차장까지 함께 내려왔다. 2남1녀를 둔 그는 “손자를 보고 싶은데 일한다고 결혼을 안한다”고 소탈하게 말을 건네며 기자 일행이 차에 오르는 순간까지 끝없는 겸손함을 보여줬다. 입력시간 : 2005/09/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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