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서 운동용품 도매점을 운영하는 김모(46ㆍ여)씨는 사업이 힘들어져 문을 닫게 될 때를 대비해 최근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혹시 나중에 사업을 접어도 일정 기간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의 가입자가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2,200명을 넘어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2일부터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 23일까지 3,094명이 신청해 이 가운데 2,235명이 승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제도는 근로자들에게만 적용됐던 실업 급여를 소규모 자영업자에게까지 확대한 것으로, 50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체 신청인 3,094명 가운데 임금 근로자가 중복으로 가입을 신청한 경우(199명)를 제외한 나머지 신청자에 대해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는 자신이 택한 기준 보수에 따라 1년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고 경기 악화 등으로 폐업한 경우 90~180일 동안 기준 보수의 50%를 실업 급여로 받는다. 가입 기간이 1~3년은 90일, 3~5년은 120일, 5~10년은 150일, 10년 이상은 180일간 실업 급여를 받게 된다.
기준 보수는 5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보수가 높을수록 납부해야 할 보험료도 올라간다. 가장 낮은 1단계(154만원)를 기준 보수로 선택한 김씨의 경우 앞으로 매월 3만4,650원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
가입자의 연령대는 50∼59세가 39.5%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49세(30.3%), 30∼39세(16.4%), 60세 이상(11.8%)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도ㆍ소매업이 29%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6%), 숙박 및 음식점업(1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제도 시행 후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용부는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도 시행일(1월22일) 이전에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는 7월21일이 지나면 가입이 안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자들이 기간 내에 가입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자영업자들에게 고용보험이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제도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면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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