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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하기 나쁜 나라

기업설립절차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환경이 세계 각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최하위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규제완화를 비롯한 기업환경의 개선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이 최근 세계 145개국을 대상으로 기업환경을 비교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창업절차에 있어서 104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설립하는 절차가 그만큼 복잡하고 기간도 많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에 필요한 절차는 모두 12단계나 돼 2~5단계에 불과한 캐나다ㆍ호주ㆍ덴마크ㆍ홍콩 등에 비해 배 이상 번거롭다. 창업에 필요한 기간 역시 22일로 보통 2~3일정도 걸리는 호주ㆍ캐나다 등에 비해 턱없이 오랜 기간이 걸리는 실정이다. 이처럼 절차가 복잡하고 소요기간이 길다 보니 창업비용도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에 필요한 비용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17.7%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의 8.0%에 비해 배 이상 높은 수준이고 창업을 위해 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금액 역시 다른 선진국에 비해 8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뿐 아니라 고용과 해고ㆍ폐업절차ㆍ계약이행ㆍ대출ㆍ투자자보호 등 기업환경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43위에 불과했다. 뉴질랜드ㆍ미국ㆍ싱가포르ㆍ노르웨이ㆍ영국ㆍ호주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10위권 이내에 들었고 특히 홍콩ㆍ중국이 4위에 든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접수된 외국인투자기업의 고충과 불만 사례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거듭 확인된다.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창업절차도 복잡하지만 공장 증설을 비롯해 조세ㆍ노동ㆍ금융ㆍ법률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완화를 비롯한 기업환경 개선이 오랫동안 주요 정책과제가 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규제완화를 비롯한 기업환경 개선이 글로벌 관점에 의한 상대적 개선이 아니라 기존의 규제를 근거로 한 절대적 의미의 개선이라는 소극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세계화시대에서는 절대적 의미의 개선은 의미가 없다. 경쟁국과 비교한 상대적인 의미에서 기업환경이 좋아지지 않으면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살리기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기업환경의 개선을 통한 투자활성화가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점에서 규제완화를 비롯한 기업환경개선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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