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업계, 형식승인 규정없어 타격

관련제도 갖춘 미·EU등 선진국과 대조전기차 개발업체들이 도로주행용 전기차를 개발해 놓고도 형식승인과 관련된 규정 및 제도가 미비해 도로주행용 제품 출시는 물론 전기차 개발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선진국들이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절약적인 전기차 개발을 지원하고 도로주행 활성화를 위해 관련제도 정비를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전기차를 개발해온 ATT R&D(대표 김만식, www.attrd.com)는 이미 도로주행용 2ㆍ4ㆍ5ㆍ8인승에서 전기 트럭까지 개발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지만 국내 출시는 못하고 미국으로의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측 바이어와 협상이 순탄해 수출에는 문제가 없지만 50억원을 쏟아 붓고 개발한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주행할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도로를 주행하기 위해선 자동차시험연구원의 형식승인이 필요한데 전기차에 합당한 형식승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고속인 승용차 규정에 맞추기에는 안전ㆍ충돌시험 규정 등이 너무나 까다로워 전기차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그렇다고 형식승인 없이 도로를 주행하면 불법일 뿐더러 사고와 함께 발생하는 모든 위험을 제조업체가 감수해야 한다.

미국, 캐나다, EU가 도로주행용 전기차에 대해 각각 저속자동차, 4륜사이클 등으로 승용차보다 완화된 형식승인을 만들어 일찌감치 실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스닥등록 방역특장차 전문업체로 지난 2년 전부터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한성에코넷(대표 김홍석)도 상황은 비슷하다.

옵티라이더(대표 김홍석)라는 전기차 전문 개발회사까지 설립한 이 회사는 올 9월 100Kg 정도의 화물과 함께 도로를 주행, 기존 오토바이를 대체할 1인승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장 형식승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다.

그래서 우선 내달 5일부터 15일까지 전남 해남에서 임진각까지 1인승은 물론 이미 개발되어 과수원, 농장 등에 사용되고 있는 300kg 적재 능력의 2인승용 전기차 '랜드마크'등을 투입, 도로주행 행사를 갖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칠 예정이다.

전기 골프카를 생산,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까지 하고 있는 율비(대표 김인식, www.ulbcorp.com)도 국내 전기차에 합당하는 형식승인 등 제조 정비만 갖춰지면 도로주행용 전기차를 적극 개발, 출시할 계획이다.

ATT R&D의 김만식 사장은 "의원입법 등을 추진해 왔지만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인식부족 등으로 관련 제도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등 외국 대형 자동차사는 물론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전기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로주행용 전기차에 합당하는 형식승인이 빨리 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충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