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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금융 비중 커져 자산운용 역량이 금융사 생존 좌우

■ 주제강연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br>고령화 등 인구 충격 대비 순대외자산 축적 필요<br>대형화·전문화로 비용 줄이기 갈수록 중요해져<br>원화 국제화 더뎌 은행 글로벌화는 신중히 추진을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서경금융전략포럼 2012’에서‘한국 경제구조 변화와 금융산업의 미래’ 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는 "자산운용 역량이 금융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채권과 세금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전무는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서경금융전략포럼의 주제강연을 통해 "저성장 기조에서 금융환경이 자금의 만성적인 초과 공급으로 바뀜에 따라 기업금융보다는 개인금융의 비중이 커지고 환 헤지를 위한 외화조달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구 고령화 등 인구충격에 대비해 순대외자산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달리 순대외부채가 늘어나는 추세를 간과할 경우 거시경제의 취약성이 높아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뭔가에 떠밀리듯 쫓기듯 추진되고 있는 금융회사의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권 전무는 "원화의 국제화가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글로벌화는 신중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리서치 능력을 더 키우고 글로벌 금융회사의 경영전략에 대한 정보도 확충할 필요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대외 자산 수익성 높여야

권 전무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가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노인의 나라'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저축이 줄고 이는 다시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미국 국채와 같이 신용도는 높지만 수익률은 낮은 곳에 투자해 적립되는 보유외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외부채 수익률이 대외자산 수익률을 초과해 순대외부채가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막대한 대외자산을 보유한 덕분에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권 전무는 "일본ㆍ대만 등과 비교할 때 우리의 순대외자산은 많이 부족하다"며 "태생적으로 수출 중심 경제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우리 경제가 승승장구하려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향후에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가장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경상수지 흑자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 여파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주택가격도 하락하는 등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복지비용을 대기 위해 경제주체들의 조세부담률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권 전무는 "통상 신흥국은 세금을 덜 걷고 적게 지출하는 구조인데 선진국으로 갈수록 세입과 세출이 모두 늘어난다"며 "수출 기업 중심으로 조세 부담이 늘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금융 커져…채권, 세금 서비스 강화해야

금융시장에서 해외와 국내를 가르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해지고 있다. 한국 경제처럼 수출 중심 경제일 때는 이런 경향이 더하다. 자금 수요가 많은 국내 수출기업의 경우는 해외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차입이 더 쉬워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로서는 여유자금이 있는 기업 시장보다는 개인 금융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다.

권 전무는 "개인금융이 중요해져 자산운용의 시대가 됐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저금리에 직면한 보험사 등 금융회사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기침체로 연료(수입)는 떨어져나가는데 높은 파도(저금리)와 싸워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권 전무는 이와 관련, 고령화와 조세부담률 상승이라는 화두에 천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개인과 기업 서비스에서 채권과 세금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시장이 은행보다는 자본시장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어 회사채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경제 성숙기 국면에 나타나는 구조조정 시장과 연금자산 시장 등이 전도유망하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금융회사 생존의 조건, 전문화 혹은 대형화

최근 금융시장에는 인수합병(M&A) 바람이 만만치 않다.

KB금융지주는 ING생명 한국법인을 가져가기 위해 막판 가격조율에 안간힘을 쏟고 있고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손해보험사 그린손보를 주시하고 있는 곳도 여럿이다. 내년 정권이 바뀌면 우리금융 매각작업도 다시 공론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만 놓고 보면 북풍한설이 몰아쳐 M&A하기에는 호의적이지 않은 시기이지만 덩치를 키우려는 야심은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는 셈이다. 권 전무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 "필요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미 국내 금융산업의 성장 여력이 낮아진 만큼 비용을 어떻게 낮추느냐가 중요한데 대형화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형화를 통해 단위비용을 줄이는 시도가 바람직하다"며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조정을 위해서라도 금융회사의 사이즈가 일정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대형화가 어렵다면 특화된 전문성을 가진 회사로 차별화할 것을 주문했다. 백화점식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면 경쟁력 상승은 물론이거니와 코스트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글로벌화, 서둘러선 안 돼

금융회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말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게 바로 해외 진출이다. 하지만 권 전무는 현실을 앞서는 의욕을 경계했다.

환율위험 때문이다. 원화의 국제화가 종종걸음을 치고 있는 만큼 환 헤지에 소홀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이미 국제화돼 있는 엔화, 그리고 국제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위안화 사이에서 원화시장이 일본, 중국에 종속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됐다는 판단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방치한 채 해외로 나가서는 안 된다"며 "환 헤지 능력을 키우면서 수요도 늘려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중앙은행과 국민연금 등도 해외자산 운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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