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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우선 경영 실천 ‘신뢰감 심기’
입력2003-03-14 00:00:00
수정
2003.03.14 00:00:00
김형기 기자
기업들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 안정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의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특히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소액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성의를 보여주는 것만이 병을 치유하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의 기업 경영환경은 북핵사태에 따른 한반도 위기감 고조, 이라크 전쟁 발발 임박 등 최악의 구면”이라며 “이 같은 환경에서 SK글로벌사건이 발생해 기업과 소액주주 간에 불신이 커진다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펴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업이 빠른 시일 내에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주주우선 경영` 구체화= 이번 주주총회를 전후해 삼성전자, SK㈜, 현대하이스코 등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밝히거나, 적극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주주들의 기업 경영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지난 1997년 국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가장 많이 설파했던 것은 투명경영과 주주우선 경영. 하지만 이번 SK글로벌 사건에서 드러났듯 여전히 상당수의 기업들에게서 주주보호 또는 주주우선 경영이란 선언적인 화두에 불과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 소각, 적극적인 기업IR 등은 모두 더 이상 `립 서비스`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아픈 상처를 달래기 힘들다는 상황인식이 깔려있다.
◇금융시장 위기 극복 및 분위기 전환= 기업들의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경영실적이 주주이익과 직결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의 자산가치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줌으로써 앞으로의 기업경영을 다시 한번 신뢰해 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특히 한반도 위기감 고조로 인한 컨트리 리스크(국가 위험도)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한 외국 투자자들을 달래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사실 최근의 위기국면에서 SK글로벌 사건이 불거지자 투자자들의 기업경영에 대한 불신이 극히 심화됐다. 이는 자칫 주식시장 외면-) 자금 조달 경색-)투자 위축-)경기 침체 지속-)증시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었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고배당 결정등은 바로 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적극적으로 끊어주는 것이다.
◇새정부ㆍ재계 협력의 또 다른 연결고리=기업들의 이번 결정은 새 정부가 강조해온 `분배의 경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저변이 급속히 넓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투자자들에게 고배당으로 이어진다면 증시는 투기의 장으로서 보다 투자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고배당 정책은 기업의 이윤이 가정경제로 순환하는 훌륭한 통로”라며 “주식시장 참여자들에게 중장기 투자의욕을 돋워주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ㆍ재계 화해협력의 또다른 연결고리라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정부는 최근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시켜주기 위해 규제 해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완화 방침이 새 정부 출범이후 정ㆍ재계가 합심협력해서 최근의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밝혀왔던 것에 대한 정부측의 실천이라면 이번 기업들의 조치는 이에 대한 자발적인 화답이기도 하다.
<김형기기자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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