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는 9일 HK저축은행이 재무제표를 잘못 작성했다며 증권발행 제한 4개월, 감사인 지정 1년 등의 징계를 내렸다.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MBK와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가 매각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징계를 받아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선위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서 대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낮게 계산해 넣고 투자한 주식의 가치는 부풀려 기재했다.
이에 따라 2012년 6월 말 기준으로 HK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기존 417억원에서 267억원으로, 자기자본은 1,837억원에서 1,687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HK저축은행이 흡수합병한 부산HK저축은행 역시 2011년 감사보고서에서 대출채권의 대손충당금을 낮게 계산해 재무제표에 반영한 점이 지적됐고 전 대표가 검찰통보 조치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징계가 HK저축은행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MBK는 7월 JC플라워를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매각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MBK는 매각대금으로 3,000억원 이상 받기를 원하지만 인수후보들은 보다 낮은 가격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징계로 HK저축은행의 가치 자체가 낮아질 수 있는데다 인수후보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JC플라워가 HK저축은행에 내려진 징계와 대주주 적격성 통과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인수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면 MBK가 원하는 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선위는 이날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현대저축은행에도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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