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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부작용 때문 더 못내려"

콜금리 年 3.25%로 동결<br>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자본 해외유출등 우려<br>현 경기상황보다 6개월이후 선제적 감안도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과 박승 한은 총재의 발언을 되새기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언급과 상반기 중에 적어도 한번은 콜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은은 상당 기간 현재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총재는 이날 은행에 예금을 맡기면 원금이 손해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현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총재는 “일부에서 나오는 금리인상 주장도 얼토당토않은 것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상반기 중 동결이 이어지다가 하반기 중 인상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금리인하냐, 동결이냐를 놓고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올 상반기 중 최대 0.50%포인트 추가 인하를 점쳤던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인상적인 변화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초저금리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작용은 물가불안 가능성과 금융시장의 왜곡 초래 등 크게 두 가지다. 현재 상황만 봐서는 상당기간 물가가 목표수준 이내에 머무르겠지만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시중에 많이 풀려 있는 유동성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박 총재의 설명이다. 금융통화위원들의 시선이 현재 경기상황보다는 ‘더 먼 곳’에 꽂혀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금리인상 또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던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은 당시 상황보다는 경기침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올 상반기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췄던 지난해 하반기의 상황과 달리 올들어서는 6개월 이후 미래에 나타날 통화 팽창적 상황을 선제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내외금리가 역전되는 금융시장 왜곡현상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박 총재는 “지금 당장은 주식시장이 조용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상황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은행에 예금을 맡기면 원금이 손해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나 내년쯤 가서는 자산 거품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외금리 역전에 따른 해외자본 유출 가능성 역시 현재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어느 정도의 자본유출은 환율관리를 위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만약 환율이 안정되고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자금유출이 과다하게 이뤄지면 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총재의 지적이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오른 것(가격하락)도 단순히 국공채 공급 확대에 따른 수급 문제뿐 아니라 금리가 너무 내렸다는 인식도 작용한 때문”이라며 “(시중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머지않아 좀더 싼 이자로 빌릴 수 있을 때 모기지론을 전환하고 예금ㆍ적금 가입은 늦추라는 재테크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가 인하가 있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마지막 금리인하라는 인식이 작용, 그때부터는 (금리가) 오를 일만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03년 7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4.0%에서 3.75%로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더 이상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판단, 금리인하 전인 6월 4.07%였던 3년물 국고채 금리가 7월에는 4.37%, 8월에는 4.62%로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진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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