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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에너지정책] '가장 비싼 전기가 시장기준가격' 왜곡된 도매시장 구조도 손봐야

전력난 심할수록 값 급등… 민간발전업체만 배 불려<br>공기업 전기는 싸게 매입… 한전 등 재정압박 심해져


국내 전력수급 구조에서 고질적인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부분이 도매전력시장 구조다. 한국전력은 현재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구매한 후 소비자에게 팔고 있는데 전력난이 발생할 때마다 민자발전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이 같은 부분에 주목, '전력 가격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내놓았다. 전력도매시장의 왜곡된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도매전력시장에서 전력가격은 계통한계가격(SMP)이라는 독특한 산정방식에 근거해 결정된다. 전력공급은 생산단가가 저렴한 원자력·석탄발전소(공기업 발전자회사)부터 먼저 가동하고 전력이 부족하면 원료비가 비싼 LNG·경유발전소(민자발전사)를 추가로 가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력거래소는 같은 시간대에 공급되는 전력 중 가장 비싼 원료로 생산된 전력의 가격을 시장가격(계통한계가격)으로 정하고 있다. 한전은 민간발전사에 대해서는 SMP를, 공기업인 발전자회사에 대해서는 재무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적용,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결정 구조 때문에 전력난이 심해질 경우 도매전력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민자발전사는 가격이 오른 만큼 높은 수익을 실현하겠지만 한전과 발전자회사는 재정적 압박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민간발전사의 초과이익을 규제하기 위해 도매가격이 가격상한 이상으로 높아지더라도 상한가격까지만 지급하는 제도를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발전사가 발전기 정지기간 동안 판매손실 외에 다른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전은 지난해 원자력 발전기의 고장으로 전력도매가격이 높은 LNG 전력을 구입하면서 2조8,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발전기 고장으로 인한 한전의 손실은 궁극적으로 전기요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원인 유발자인 발전사는 정비 기간 동안 판매손실 이외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이밖에 일관성 없는 정산조정계수 산정으로 인해 도매전력가격이 시장에서 투자결정 신호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 통상 정산조정계수는 유가나 환율 등의 전망자료를 이용해 계산되는데 이들 변수의 전망치와 실적치 간 격차로 정산조정계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불합리한 도매전력시장을 바꾸기 위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규제계약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기의 고장이나 정비 지연에 대해 발전사업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 법에 담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료비 변동을 소매전기요금에 즉각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전력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신호를 전달해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하고 한전의 연료비 변동에 따른 재무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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