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전세계가 무시못할 파워 과시
'세계3위 경제권' 거대한 도전 첫발 뗐다■ 한중일 FTA 20일 협상개시 선언외교적 상황 안좋지만 당초 계획대로 추진GDP 14조3,000억달러 세계 시장 20.5% 차지협상 범위·양허 방식 등 핵심쟁점으로 떠오를 듯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중일 간의 영토분쟁으로 좌초되는 듯했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당초 계획대로 올해부터 추진된다.
협상이 개시되면 3국이 지역경제 통합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해 3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14조3,000억달러로 전세계 시장의 20.5%에 달한다.
당초 3국은 올해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협상개시를 선언하기로 했지만 중일 간 갈등으로 정상회의가 잡히지 않았다. 이에 올해 정상회의 조정국인 중국이 통상장관회의를 통해 한중일 FTA 협상개시를 선언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를 일본이 받아들이며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중국과 통상 고립을 두려워하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협상이 시작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3국의 관세장벽 철폐를 위한 FTA가 성사되면 동북아에도 거대한 지역통합시장이 탄생한다. 지난해 한중일 GDP 합계는 14조3,000억달러로 NAFTA(18조달러), EU(17조6,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일 FTA 체결 시 우리의 실질 GDP는 발효 10년 후 개방 정도에 따라 1.17~1.4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후생 증가 효과도 발표 10년 후 약 116억1,100만달러~163억4,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김영귀 대외정책연구원 지역통상팀장은 "외국인 투자증가와 비관세장벽 감축에 따른 효과까지 고려하면 3국 FTA의 거시경제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은 크게 4가지. 일단 FTA의 협상범위와 협상 방식이 초기 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범위를 포함하는 포괄적 FTA가 추진될 예정"이라며 "모든 분야 협상을 동시 타결로 할지, 순차적으로 타결할지는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허방식에서는 한중일이 각각의 상대국에 대해 다른 상품 양허안을 적용할지, 상대국 모두에 공통의 상품 양허안을 적용할지 여부가 쟁점이다. 더불어 현재 동시에 추진 중인 한중 FTA 등 양자ㆍ다자 협상과의 관계 설정도 민감한 문제다. 우리 정부는 양자 FTA 협상을 최우선시하면서 양자 FTA 협상 결과를 한중일 FTA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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