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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그후 10년] 외환위기가 배출한 '이헌재 사단'

기업 생사 '쥐락펴락' 환란 극복에 큰 공헌<br>황영기·박해춘·정기홍씨등 지금도 금융계서 맹활약<br>일부 "권력집중 부작용" 비판


1998년 6월 초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집계해 회생불가로 판정한 기업은 14개 업체에 불과했다.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그룹 계열사는 아예 제외됐다. 그랬던 퇴출기업 수가 보름 후 6월17일 금융감독위원회가 기업부실 판정을 내리던 날 당초의 4배 가량인 55개사로 늘어났다. 5대 그룹 계열사도 20개가 포함됐다. 이는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렸던’ 이헌재 초대 금감위원장의 막강 파워를 보여주는 한 예에 불과하다. 98년 IMF 위기극복과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은 이헌재 금감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소위 ‘이헌재 사단’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헌재 위원장을 비롯한 그의 측근들의 영향력은 한 기업의 생사를 손바닥 뒤집 듯 할 수 있는 ‘무소불위’ 그 자체였다. 이헌재 사단을 탄생시킨 것은 외환위기였다. 98년 재정경제부 차관이던 정덕구 현 열린우리당 의원은 “나라를 부도위기에서 구하라는 국민적 특명이 있었기에 이헌재씨 등이 강력하게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DJ도 이헌재 위원장을 전적으로 신임하며 힘을 실어줬다. 기업구조조정은 이헌재씨의 경기고 동문이며 지금은 고인이 된 오호근 전 기업구조조정위원장이 이끌었고 한국신용평가 사장 시절 호흡을 맞췄던 서근우 현 하나은행 부행장과 이성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 실무 국장급으로 행동대장역을 했다. 경기고 후배인 김석동 현 금감위 부위원장은 재경부와 금감위를 오가며 측면 지원했다. 2000년 재경부 장관을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이 위원장이 2004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 이헌재 사단은 지금도 한국 금융계를 주름잡고 있다. 이성남ㆍ이덕훈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해춘 LG카드 사장,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이 이헌재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이들은 모두 학연과 지연, 직연으로 이 부총리와 끈끈하게 맺어져 있다. 아울러 이헌재의 분신으로 불리는 김영재 전 금감위 대변인은 칸서스자산운용 회장으로, 죽마고우인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은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으로 현업에서 뛰고 있다. 그러나 ‘이헌재’란 한 개인을 중심으로 한 권력의 집중은 부작용도 초래했다. 이헌재 부총리는 김재록 게이트에 거론돼며 홍역을 치렀다. 김재록 게이트 수사 중 우연히 시내 한식당에서 만난 이 전 부총리는 완전히 달라진 세간의 평에 시골 촌로를 연상시킬만큼 초라해져있었다. 이 전 부총리의 광주서중 후배로 이헌재 사단의 일원으로 꼽히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헌재 펀드를 이어받아 보고펀드를 출범시킨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 구속됐다. 재정경제부의 한 간부는 “이헌재 전 부총리가 사적 인연에 많이 의존했고 이 전 부총리와 친한 인사들이 호가호위한 측면도 적지 않았다” 면서 “그러나 이 전부총리나 이헌재 사단이 외환위기 극복과 신용불량자 사태 처리에 있어 공을 세운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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